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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지고 부수고 '주총장 화풀이'...勞 '현대重 핑계' 하투수위 높이나

[무법·무책임·무대책 3無에 흔들리는 조선산업-내던져진 법치]

노조, 울산대체육관 벽·유리창 등 파손 '격렬 시위'

민노총 '노동법 개정' 놓고 노정 분위기 이미 악화

7월 '대정부 총파업'으로 재설정...시기도 빨라질듯

31일 현대중공업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 울산대 체육관에서 노조원들이 깨뜨린 유리문 파편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울산=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을 의결한 주주총회 과정에서 빚어진 노사 간 마찰을 계기로 올해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주요 사업장들이 임단협에 돌입한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최근 나흘간의 투쟁 과정에서 드러낸 폭력적인 행위를 감안할 때 각 사업장에서의 투쟁 폭력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에 현대중공업 노조의 농성현장에 공권력이 투입되지는 않았지만 상당수 노조가 공권력 투입 시 파업에 나서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에 이 분위기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민주노총이 오는 7월 공공 부문 비정규직 20만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동법 개정 반대 투쟁 과정에서 간부 3명이 구속되는 상황까지 겹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민주노총은 7월 총파업을 ‘대정부 총파업’으로 재설정할 가능성까지 시사해 하투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31일 울산대 체육관에서 노조원들이 깨뜨린 의사봉의 머리 부분이 바닥에 뒹굴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또 드러난 노조의 폭력성…현대중·입주업체 “법적 대응”=현대중공업이 임시주총을 열어 물적분할을 의결한 31일 노조원들은 이에 반발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사측이 주총 장소를 울산대로 바꿔 마무리하자 노조원들은 변경된 장소로 이동해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체육관 2층 출입문 봉쇄를 뚫고 진입해 소화기를 뿌리며 불만을 표시했다.

노조원들은 주총이 끝난 후 분노하며 체육관 내부에 소화기를 뿌리고 주주들이 앉았던 접이식 의자를 집어던졌다. 유리문을 부수고 체육관 무대 쪽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무대 벽면이 파손돼 벽면이 너덜너덜해지고 큰 구멍이 뚫리기도 했다. 체육관 바닥에는 주총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의사봉이 부서진 채 나뒹굴었다. 앞서 지난 28일 오후에는 회사 측 100여명이 한마음회관을 찾아 퇴거 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건물을 드나드는 회사 관계자들을 향해 옥상에서 너트 투척이 있었다. 27일에는 본관 진입 시도 과정에서 회사 직원 두 명이 깨진 유리에 눈을 다쳤고 이 중 한 명은 실명 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농성 과정에서 노조 측은 법원의 주총방해 금지 명령을 어긴 것도 모자라 이후 울산지법 집행관이 가처분 결정 고시문을 부착하는 것마저 막아서는 등 대놓고 법 집행을 무시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아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사내 본관 등 파손된 것에 대한 손해배상, 부상에 대한 피해보상을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당초 주총 장소였던 한마음회관 입주업체 10여곳은 28일부터 영업을 못한 데 대한 손해배상과 함께 기물파손과 관련한 조사가 정리되는 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울산대도 체육관 기물파손에 대해 노조를 상대로 법적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 “노조원들이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은 3%지만 주총 과정에서 어떠한 권리도 행사하지 못했고 단협·임금·고용 등 생존권과 다름없는 사항은 어느 것 하나 보장받지 못했다”며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에게는 터럭만큼의 잘못도 없다”고 주장했다.

◇격해진 투쟁 ‘하투’에 미칠 영향 예의 주시=문제는 이번 현대중공업 사태가 다른 노사 교섭에 미칠 파장이다. 현재 상당수 사업장들이 내년 임단협 교섭을 위한 첫 상견례를 시작했거나 노사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30일 올해 처음으로 임단협 상견례를 열며 교섭을 시작했다.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도 4월1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중앙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하투가 아직까지는 시작 단계지만 3월부터 시작된 노동법 개정 반대 투쟁 과정에서 김모 조직쟁의실장 등 간부 3명이 30일 구속되며 노정 간 분위기가 좋지 않게 됐다. 민주노총의 각종 폭력집회와 관련해 노조원이 구속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민주노총은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7월 ‘대정부 총파업’을 벌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성명에서 민주노총은 구속된 간부의 석방을 요구하며 “모든 노동의 요구와 저항을 탄압으로 눌러보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라면 민주노총은 이미 밝힌 7월 총파업을 문재인 정부 규탄 대정부 총파업으로 방향을 바꿔 재설계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7월 공공 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할 계획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위원장으로서 4월3일 경찰에서 조사도 받았고 수사에 적극 임하겠다고 밝혔는데도 공안 탄압으로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것이 간부의 구속으로 이어졌다”며 “탄력근로제 개편안 등 노동법 개정에 계속 저항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임단협이 시작 단계여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번 현대중공업 파업 사태가 하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사태 파악 뒤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이날 전국 15개 지방고용노동관서장 회의를 주재하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관계기관 등과 협조해 법·절차에 따라 조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노동조합은 관계법령을 준수하면서 노동기본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대중공업 파업과 관련해 “노동조합의 폭력과 점거 등의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노사가 대화를 통해 현안 문제 해결에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울산=장지승기자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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