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 전, OCN 토일 오리지널 ‘보이스3’(극본 마진원, 연출 남기훈, 제작 키이스트)가 “사회적 약자들을 사회가 어떻게 지켜야 할지 다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던 마진원 작가. 특히 소외계층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3, 4회 ‘피노키오의 노래’와 5, 6회 ‘숨피탄의 비밀’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먼저, ‘피노키오의 노래’에서는 피해자와 오랜 기간 친분을 쌓은 뒤 그 신뢰를 이용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특징인 ‘그루밍 범죄’가 그려졌다. 난치병 아이들 쉼터를 운영하던 원장은 사실 아이들을 지속해서 학대하고 죽음을 조작하기까지 했던 가해자였고, 피해자였던 아이들은 자신을 돌봐주는 원장에게 학대를 당한다는 인식조차 하지 못해 충격을 안겼다.
‘그루밍 범죄’의 심각성은 겉으로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신뢰 관계가 두터운 것처럼 보이는 이유로 가해자를 짚어내기 어려운 데 있다. ‘피노키오의 노래’는 ‘그루밍 범죄’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와 법이 필요하다는 사실과 주변을 향한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숨피탄의 비밀’에서는 이주여성들의 고충과 약점을 이용한 범죄가 그려졌다. 특히 이 사건의 중심에 차별과 편견으로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주 여성들을 돕기 위한 센터가 있었다는 사실은 경악을 안긴 대목이었다. 센터에서 조직적으로 불법 영아 매매가 이뤄졌고, 아이를 잃은 피해자는 복수를 위해 또 다른 범죄를 저질렀다. 결국 검거된 용의자는 “어차피 나 같은 외국인, 경찰도 안 도와줄 거 뻔한데”라며 본인이 직접 복수를 해야 했던 가슴 아픈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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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초반 “인종차별은 영혼의 병이다. 어떤 전염병보다 많은 사람을 죽인다”라는 넬슨 만델라의 명언이 자막을 통해 고지됐다. 이는 비단 드라마에서 그려진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무의식적인 인종차별, 그로 인해 고통과 상처를 받는 이들의 현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방송 직후 “생각조차 못 했던 소외계층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적나라한 현실이 몹시 씁쓸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였다.
소외당하고 있는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112 신고센터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 마진원 작가는 “이번 주, 7, 8회의 ‘지옥으로 가는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보복운전 등 현대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경각심을 전하고자 한다”고 예고했다.
‘보이스3’ 매주 토, 일 밤 10시 20분, OCN 방송.
/김주희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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