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도자로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는 발언한 가운데, 여야 4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1일 한국당이 황교안 대표의 유감 표명으로 이번 사태를 어물쩍 넘기려 해서는 안된다며 대국민 사과와 정 정책위의장 제명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북한의 수석대변인’ 발언에 이어 한국당의 망언이 이어져 개탄스럽다”며 “일각에서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특히 “단순히 외교적 책임을 물으라는 비판을 넘어 문 대통령보다 김 위원장이 더 낫다고 말한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 정책위의장은 ‘국격분쇄기’, ‘품격분쇄기’, ‘인격분쇄기’로, 사과와 사퇴로 진정한 용기를 보이라”며 “한국당은 구제불능의 ‘막말 배설당’으로, 자진 해산할 생각이 없다면 정 정책위의장을 제명 조치하라”고 밝혔다. 그는 ‘악의를 갖고 왜곡하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는 정 정책위의장의 해명을 거론, “변명도 막장 수준”이라며 “잘못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분별 능력은 막말과 막상막하”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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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이 ‘정용기 망언’에 대해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것은 공당으로서 무책임한 태도”라며 “황 대표는 대국민 사과를 하고 정 정책위의장을 사퇴시키라”고 촉구했다. 이어 “한국당은 이번 기회에 ‘막말 DNA’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황 대표는 과거 통합진보당을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해산을 진두지휘한 당사자로서 정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부적절함을 뛰어넘은 명백한 이적행위라는 것을 분명히 알 것”이라며 “만약 정 정책위의장을 제명하지 않은 채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한국당은 이적단체로 규정되고, 당 간판을 내리거나 국민들에 의해 해산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발언 논란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대통령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한 얘기를 왜 왜곡하는지 모르겠다. 악의를 가지고 왜곡하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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