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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아기가 아빠한테 가요, 엄마한테 가요?” 아빠 “할머니한테 갑니다”

■김정숙 여사, '아빠 육아휴직' 간담회 참석

"육아 아빠 얘기 자주 들으면 편견 없어질 것"

북유럽 출신 '라테 파파'도 의견 공유

김정숙 여사가 3일 오후 용인시 종합가족센터에서 육아 아빠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북유럽 아빠들도 참석한 이번 간담회는 육아 아빠들의 경험과 고충을 듣고 외국의 사례도 참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합뉴스




김정숙 여사가 3일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12명의 아빠들을 만나 육아의 고충을 듣고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 용인 가족센터에서 육아휴직 중이거나 육아휴직 경험이 있는 아빠들과 ‘아빠 육아휴직’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육아 아빠’를 격려하는 자리를 가졌다.

김 여사는 간담회에 앞서 육아 아빠들의 ‘자조모임(self-help group)’에 참관했다. 자조모임에서는 아빠와 아이가 함께 몸을 사용하는 놀이가 이뤄지는데, 이번 모임에서는 아빠와 아이가 손을 사용하지 않고 종이컵을 옮기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김 여사는 모임에 참여한 아이들을 차례로 안아주며 아빠들과 대화를 나눴다.

김 여사가 “아기 키우는 아빠들에게 궁금한 게, 집에 가면 아기가 나(아빠)한테 와요, 엄마한테 가요?”라고 묻자 한 아빠는 “지금 이 사회에서는 할머니한테 간다. 맞벌이가 많아서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김 여사는 “우리 시대에 애를 키울 때 우리 남편의 불만이 애들이 잘 놀다가 잘 때는 나(엄마)만 찾는 거다. 그러면 우리 남편이 너무 섭섭하다는 것”이라며 “제가 여기 온 이유도 (아빠가) 유치원에 가면 ‘왜 엄마가 안 오고 아빠가 왔냐’는 얘기를 듣는 경우가 있다는데 그게 아니다. 자주 듣다 보면 사회에서 (육아 아빠들을) 보는 편견도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왔다”라고 말했다.



김정숙 여사가 3일 오후 용인시 종합가족센터에서 ‘몸으로 소통하는 부자’ 프로그램에 참가한 육아 아빠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김 여사는 아빠들과 육아휴직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근무하는 부서의 ‘첫 남성 육아휴직자’였던 신용진(37)씨가 “개발부서 특성상 제가 휴직을 처음 썼다. 부서장, 그룹장의 결재가 빨리 나서 어려움 없이 진행됐고 제가 (육아)휴직을 쓴 이후 저에게 물어보고 용기를 내서 (육아휴직을) 쓴 분들이 있어서 (분위기가) 바뀌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하자 김 여사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육아휴직에 대해 정부 지원을 많이 하고 중소기업에도 (지원을) 대폭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농담을 하며 “어쨌든 우리 정부에서 아빠들이 이렇게 육아휴직을 쓰는 것이 여성이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 아빠가 육아휴직을 내면 본가나 처가나 어르신의 건강 또한 잘 챙기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다음 주 문재인 대통령이 순방차 방문하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의 ‘라테 파파(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한 손으로는 유모차를 끄는,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빠라는 뜻)’들도 초청돼 각국의 육아휴직 제도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주제로 한 토론도 이뤄졌다. 핀란드 출신 방송인 페트리 칼리올라(34)씨는 “핀란드에서는 면접 때 결혼이나 출산 계획을 묻는 것이 불법”이라며 “남성의 자녀 돌봄 참여가 확대되려면 직장생활에 성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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