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맞서는 말레이·인니·필리핀·베트남 등 남중국해 주변 4개국에 드론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국가들은 미국으로부터 구입하는 정찰용 드론으로 중국의 역내 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정보수집 능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달 31일 보잉이 제작하는 정찰용 드론 ‘스캔이글’ 34대를 말레이시아(12대)와 인도네시아(8대), 필리핀(8대), 베트남(6대)에 총 4,700만달러(약 554억원)에 판매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항하는 주변국에 정찰용 드론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스캔이글을 판매하면서 예비 및 수리 부품과 지원 장비, 훈련 및 기술 서비스도 제공하며, 장비 관련 작업은 2022년에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대행은 다음날인 지난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역내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자들(actors)”을 비난하면서 중국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은 중국의 행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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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 대상 판매 확대를 목표로 한 무기수출 정책 개편을 발표하면서 미국 방위산업 부양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당시 비무장 드론은 물론 무장 드론 일부 제품에 대한 수출 규제가 완화돼 수십 개 동맹 및 파트너 국가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남중국해 주변 4개국에 판매되는 스캔이글은 비무장 드론이지만, 이 제품을 만드는 보잉은 무장 드론인 ‘RQ-21A 블랙잭’도 생산한다. RQ-21A 블랙잭은 미 해군과 해병대가 운용하고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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