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방산기업인 미국 레이시언과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가 합병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기업가치가 1,660억달러(약 197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방산그룹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2위 방산업체인 보잉이 최근 맥스 기종의 잇단 추락사고로 고전하고 있어 레이시언과 UTC 간 합병이 시장 구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두 기업은 50대50의 동일한 조건으로 합병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르면 10일 뉴욕증시 개장 전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두 기업이 합병하면 기업가치는 약 1,6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레이시언은 지난 2017년 방산 매출이 239억달러로 전 세계 3위를 차지했다. UTC는 77억달러로 11위다. 특히 FT는 지난해 레이시언과 UTC의 미 정부 방위사업 수주실적이 총 243억달러로 2위 기업인 보잉의 274억달러보다 불과 31억달러 적다고 전했다. 이번 합병 이후 2위 도 노려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FT는 새로 출범하는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는 그레고리 헤인스 UTC 회장 겸 CEO가, 그룹 회장직은 토머스 케네디 레이시언 회장 겸 CEO가 맡을 것으로 보도했다.
이번 두 기업 간 합병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무역전쟁으로 타격으로 받은 시장에 경쟁력 있게 대응하기 위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상업용 항공우주 및 방산 시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두 회사가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항공엔진 사업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헤인스 UTC 회장 겸 CEO의 의지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UTC는 지난해 항공기부품 업체 록웰콜린스를 230억달러에 사들이기도 했다.
미 방산업계에서는 최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L-3테크놀로지스가 해리스코퍼레이션과 합병해 록히트마틴·보잉·레이시언·노스럽그러먼·제너럴다이내믹스 등 이른바 미 방산 ‘빅5 체제’를 ‘빅6 체제’로 재편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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