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유진박이 또다시 사기 피해를 입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는 유진박의 현 매니저 김모(59)씨를 사기와 업무상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지난달 23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매니저 김씨는 유진박 명의로 약 1억800만원어치 사채를 몰래 빌려 쓰고, 출연료 5억600만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MBC 다큐 제작진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의 휴먼 다큐를 의도했으나 촬영 도중 그가 ‘노 개런티 연예인’이라는 충격적인 제보를 접했다”며 “유진박과 매니저 김씨의 일상을 지켜본 제작진은 이를 믿기 힘들었으나 취재를 거듭할수록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거액의 사채부터 가압류, 고액체납까지, 우리에게 도착한 수상한 제보들로 인해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전면 수정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휴먼 다큐에서 특별한 사건 보고서로 방향을 전환해 또다른 노예계약을 고발할 예정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유진박은 “현재 상태에 만족스럽다”고 했으나 통장잔고는 바닥을 드러냈고, 음악성이 아닌 각종 가십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제작진은 “유일한 친구인 매니저 김씨마저 여러 의혹에 휩싸인 지금 그가 완벽하다고 믿었던 삶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며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진실을 그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현재 유진박 매니저 김씨 사건은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미국 줄리아드음대를 졸업한 유진박은 1990년대 현란한 전자 바이올린 연주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며 국내 팬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이후 우울증과 조울증을 앓으며 소속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그를 폭행·감금하고 착취했다는 소문이 확산돼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 고발당한 새 매니저 김씨는 1990년대 유진박이 전성기를 누리도록 도왔고, 유진박이 여러 어려움을 겪은 이후 다시 만나 함께 일한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분노는 더 확산되고 있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