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수십 억 원 대에 달하는 불법 중개보조원 사기 피해가 속출하면서 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의 중개보조원 A 씨는 마치 공인중개사 자격을 갖춘 것처럼 속이고 피해자들에게 월세 계약을 중개하겠다며 접근했다. A 씨는 집주인에게 월세 계약을 체결했다며 월세와 보증금을 이체해줬다. 하지만 임차인에게는 전세 계약인 것처럼 설명하고, 월세 보증금의 몇 배에 달하는 전세 계약금을 받은 뒤 자신이 챙겼다. 비슷한 방식으로 수십 건의 사기극을 벌인 A 씨는 얼마 뒤 해외로 잠적했다.
부동산 중개 자격이 없는 중개보조원들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면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중개보조원들을 단순 사무보조 역할만 하도록 바꾸고, 중개보조도 별도 자격화 하는 등 입법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개보조원은 약 10만 여명으로 추산된다.
10일 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중개 보조원’의 자격화 등을 골자로 한 입법 연구용역을 대한부동산학회에 발주했다. 부동산 중개 업무를 할 수 없는 중개보조원들이 편법 중개 영업을 하면서 공인중개사 업계의 신뢰도를 저하 시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중개 보조원은 단순 사무 보조만 하는 ‘사무보조원’으로 바꾸고, 부동산 중개 업무는 별도 자격요건을 갖추도록 법제화 한다는 것이 목표다. 앞서 사무보조원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개정안은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협조를 얻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발의된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모든 중개보조원들을 잠재적 범죄자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일부의 편법 영업으로 공인중개사 전체의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공인중개사 자격증 소지자는 42만 여명에 달하지만 실제 공인중개사로 활동하는 인원은 10만 여명 수준이다. 중개보조원의 경우 시·군·구에 등록된 인원은 약 6만 여 명이다. 하지만 무등록 상태에서 브로커 역할만 하는 등 암암리에 활동하는 인원까지 합치면 10만여 명이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지자체들도 중개업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행정처분을 강화 한다는 계획이다. 강남구는 관내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원 등을 대상으로 등록사항을 일제히 조사하고 부적격자에 대한 행정처분에 나서기로 했다. 조사 대상자는 6,400여 명이다. 강남구는 부동산 중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해 주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부동산중개업 지도·점검반’과 ‘부동산 불법거래 신고센터’를 상시 운영 중이다. /진동영·이재명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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