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후보로 나서면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은 11일(현지시간) 스위스의 프랑스어 방송인 RTS와 인터뷰에서 “메르켈이 그 자리(EU 집행위원장)를 원한다면 물론 그녀를 지지할 것”이라면서 “유럽은 새로운 인물, 강한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말 유럽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 현재 차기 EU 집행위원장 후보 자리에 가장 근접해 있는 사람은 중도우파성향의 유럽의회 내 제1당인 유럽국민당(EPP)의 만프레드 베버다. 독일 출신인 베버는 메르켈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행정부나 EU 집행위에서 활동한 경험이 전혀 없어 마크롱을 비롯해 상당수의 EU 정상들로부터 반대에 직면해 있다.
관련기사
마크롱이 이날 인터뷰에서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면서 메르켈이 EU 집행위원장에 도전하면 지지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현실적으로 메르켈이 EU 집행위원장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베버에 대한 반대의 뜻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켈은 2021년 독일 총리로서의 4번째 임기가 끝나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이미 공개 선언했고, EU 등에서도 정치 활동을 이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 일각에서는 메르켈의 풍부한 정치 경륜과 강한 유럽연합에 대한 강고한 신념에 비춰 강력한 요구가 있을 시 그가 정계 은퇴 결심을 재고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