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아파트 값이 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송파구를 비롯한 11개 구가 보합으로 전환되면서 서울 전체 하락폭도 30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강남 집값이 바닥을 다졌다는 분석이 나오자 여당은 즉각 “반등 기미가 보이면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둘째주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2% 올랐다. 강남구 아파트 값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10월 셋째주 이후 34주 만이다.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단지와 일부 신축단지들의 시세가 오르면서 상승세로 전환됐다. 11개 구가 보합세를 기록하며 서울 전체 아파트 값도 0.01% 떨어져 전주(-0.02%)보다 하락폭이 줄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반등의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하반기 금리 인하 전망에 따른 저금리 유동성 장세가 만들어지면서 강남 재건축아파트나 한강변 고급단지 중심으로 대기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라며 “추세 상승을 논하기에는 거래량이 많지 않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목동·판교까지 신고가...온기 확산에도 추세전환은 ‘?’>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이 8개월 만에 상승으로 전환하면서 향후 서울 집값 향방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남 발 영향을 받아 마포와 용산 등 비 강남권은 물론 판교 등 대장주 지역에서는 요즘 매매 신고가를 기록한 사례가 잇달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맞물리면서 집값이 다시 반등할 수 있지 않느냐는 분석도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향후 집값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호가가 상승하고 신고가 단지가 증가하는 등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으나 대출규제 등으로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심교언(서경펠로)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래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가격이 움직이는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렵다”며 “상승으로 돌아섰다거나 혹 더 빠진다는 확답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조정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분위기 달라진 서울 강남권 =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올라 지난해 10월 셋째 주 이후 34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송파구는 34주 만에 보합세로 돌아섰고 서초구도 -0.02%로 하락 폭이 줄었다.
본지가 강남권 일대 중개업소를 조사한 결과 지역별 대장주들의 거래량이 늘고 신고가도 속속 기록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전용 168㎡는 이달 초 지난해 4월 17억 1,000만 원에서 4억 원이 껑충 뛴 21억 1,000만 원에 실거래됐다. 대치동 은마 아파트도 평형별로 호가가 전고가에 근접한 상태다. 대치동 M 공인 대표는 “호가가 벌써 지난해 최고 수준으로 오른 뒤 현재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면서 “거래는 드문드문 이뤄지는 가운데 가격은 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와 서초구에서도 이달 들어 신고가가 이어졌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1단지 전용 88㎡는 전고가(14억 9,500만 원)를 넘어 6월 15억 6,000만 원에 거래됐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전용 93㎡가 이전보다 3억 원 가까이 오른 22억 4,000만 원에 거래됐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강변 랜드마크인 ‘아크로리버파크’도 대형 물건에서도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 목동·판교까지 대장주 신고가 확산 = 신고가 행진은 강남 외 지역은 물론 경기권에서도 계속됐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단지 전용 116㎡는 이달 초 지난해(15억 5,000만 원)에서 크게 오른 17억 원에 신고가를 썼다. 동작구 본동 래미안트윈파크 전용 59㎡도 지난해 8월(9억 5,000만 원)에서 소폭 오른 9억 8,500만 원에 손바뀜했다. 마포구 대장주인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145㎡도 6월 초 전고가(17억원)에 근접한 16억 7,000만 원, 성산동 성산시영 전용 50㎡도 5월 6억 6,000만 원에 실거래되는 등 시장이 움직이는 모습이다.
판교에서도 백현동 판교알파리움1단지가 신고가에 매매됐다. 6월 초 지난해(12억 6,000만 원)보다 크게 오른 14억 6,500만 원에 거래됐다. 백현동 A 공인 대표는 “강남권 영향을 받아 하락세는 멈췄다”면서 “집주인들이 6월 들어 호가를 다시 올려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광명시 철산동 주공13단지 전용 83㎡도 6억 500만 원에 이달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 발 온기가 확산 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서진형(서경펠로)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강남권은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고가 아파트 거래가 나오고 있다”며 “반면 공급물량이 많은 곳은 약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거래량이 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기 수요가 많던 지역들은 최소 5개월 정도 집값이 충분히 조정됐다고 보고 소폭 상승 내지 강보합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다만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거래량이 적어 추세 상승을 논하기에는 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이재명·권혁준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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