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재판정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수원지방법원 형사12단독은 14일 오후 2시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박유천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박유천에게 징역 1년6개월, 추징금 140만원을 구형했다. 집행유예를 선고할 경우 보호관찰과 치료명령을 내릴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황토색 수의를 입고 밝은 갈색으로 염색한 모습의 박유천은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최후진술에 이르러서는 눈물을 쏟았다.
그는 앞서 직업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는 “연예인이었습니다”라고 과거형으로 답해 눈길을 끌었다.
검찰의 이같은 구형에 대해 박유천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 마약을 한 행위 자체에 대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지만 부끄러운 마음에 보다 기자회견을 하는 등 회피하였던 점 가족과 지인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하나에게 마약을 구입해 투약한 건 사실이다. 2017년 황하나를 만나 사귀게 됐는데 마약 행위에 대해 전혀 몰랐다. 두 사람은 결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집안 문제도 있고 헤어지기도 했지만 그 이후에도 애증의 감정이 남아서 지속적인 만남을 갖다 극단적 선택까지 하게 된 게 잘못됐다”고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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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유천이 마약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2016년 박유천은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하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사실로 인해 이 사건 자체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중 황하나를 만났고 결혼까지 하기로 했다가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이런 행위가 이뤄진 게 아닌가 싶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매우 어린 나이에 연예인이 돼 노력 끝에 성공했지만 정상적인 학교생활이나 가정생활을 못했다. 또 활동 중 성범죄 연루로 주변으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고 활동이 힘들었다. 심한 비난과 지탄을 받았고 결혼마저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또 ”솔직하게 말할 용기가 없어서 가족에게도 솔직히 말 못하고 거짓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 박유천 모친이 직접 데리고 병원치료를 받게끔, (마약을) 평생 멀리하게끔 다짐하고 있다. 박유천 나이가 아직 충분히 바른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뒤를 이어 박유천은 최후진술에 나서 ”제가 구속된 이후 가족과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저 자신의 잘못으로 저를 믿어주셨던 분들이 얼마나 힘들어….“라며 오열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실망하셨을지, 눈물을 흘리셨을지…“라며 ”제가 평생 큰 죄를 지었지만,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 앞으로는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자유를 잃지 않도록 잘 살겠다“라 재판부에 선처를 구했다.
박유천은 전 연인인 황하나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했고 이 가운데 일부를 7차례에 걸쳐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황하나 오피스텔 등에서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박유천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2일로 예정됐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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