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혁신성장펀드가 투자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문화콘텐츠 분야는 목표 금액의 두 배를 넘겼다.
서울시는 ‘4차 산업혁명 펀드’ 조성을 마무리한 결과, 500억 원의 자금이 모였다고 16일 밝혔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목표금액 250억 원의 두 배다. 서울시의 출자금액은 20억 원으로 민간 자본을 대폭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셈이다. 지난 3월 조성이 완료된 문화콘텐츠 펀드도 당초 목표 금액인 150억 원의 약 2.7배에 달하는 400억 원이 모였다.
서울시는 조성된 금액을 그동안 투자 시장에서 소외됐던 시리즈A 기업에 집중 투입한다. 시리즈 A는 정식 서비스 출시 및 마케팅 단계에서 이뤄지는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의미한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신규벤처 투자금액이 3조4,24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창업 초기 투자 비중은 28%에 불과했다. 투자위험 부담을 이유로 초기 창업기업보다는 일정 기간 성장을 거친 후기 창업기업에 투자가 쏠리기 때문이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이 기술 개발에 성공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사업화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데스밸리’ 현상은 벤처 투자 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지목된다.
서울시는 2억~10억 원 미만 규모의 초기 창업기업에 4차 산업혁명 펀드 조성액을 투자할 계획이다. 500억 원 중 260억 원 이상을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에 중점 투자한다. 100억 원 이상은 서울에 소재한 중소 또는 벤처기업에 투입된다.
문화콘텐츠 펀드는 애니메이션·웹툰·게임·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분야에 투자되고 있다. 첫 투자 대상인 와이낫미디어는 지난 2016년 창업 후 유튜브 등에서 230만 구독자를 확보했으며 약 70편의 디지털 드라마와 예능 시리즈를 제작해 중국 텐센트·일본 도코모 등에 수출하고 있다. 서울시는 100억 원 이상을 서울 소재 창업 7년 이내 중소·벤처기업 또는 프로젝트에 투자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혁신성장펀드는 이 외에도 △스마트시티(250억 원) △창업지원(250억 원) △재도전 지원(150억 원) △바이오(200억 원) △소셜벤처(60억 원) 등으로 이뤄져 있어 다른 분야의 펀드도 목표 초과 달성이 기대된다. 서울시는 단순한 자금 지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술개발·상품화·홍보·글로벌 진출까지 전주기 맞춤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김경탁 서울시 경제정책과장은 “문화콘텐츠, 4차 산업혁명 펀드에 이어 바이오, 스마트시티, 창업 등의 분야별 혁신펀드도 조성돼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며 “산업현장의 수요가 많은 만큼 혁신펀드에 공공, 민간의 투자자금을 끌어와 역량 있는 스타트업에 필요한 투자가 조금이라도 더 많이 적시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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