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더라도 이는 전격적인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근 두 정상의 만남을 놓고 협상 타결 기대감이 제기되자 로스 장관이 기대치를 낮추려는 모양새다.
로스 장관은 17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G20 무대’의 미·중 무역협상 전망과 관련,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는 합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면서도 “G20은 2,500쪽짜리 합의문을 협상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에는 중국과 무역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기존에 발표한 관세를 계속 부과하고, 일시적으로 보류했던 추가 관세도 기꺼이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담판’을 통해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은 현재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3,000억 달러에 달하는 나머지 중국 제품 전체에 추가로 25%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25일까지 추가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놓고 공청회에 들어갔다. G20 정상회의 이후 미국은 예고한 대로 대중(對中) 관세를 확대하면서 무역갈등이 한층 심화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스 장관은 유럽산을 비롯한 수입차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도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탄탄한 곳”이라며 “우리가 어떤 무역 조처를 하든지 해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대미 자본투자를 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차 관세 부과를 매우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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