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이름으로 아프리카 우간다에 추모관이 세워진다.
정의기억연대는 내년 중순 우간다 북부 굴루 지역에 약 1,254㎡(건물 부지) 규모로 ‘김복동 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김복동 센터에는 김복동 할머니 추모관,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역사관, 우간다 내전 역사관, 생존자 쉼터, 학교, 공동경작지 등 시설이 조성된다.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현재 부지를 확보한 상태이며, 공간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센터 건립에 필요한 비용 2억 원은 특별모금 운동 등으로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기억연대는 “여성 인권·평화운동의 주체로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해결하고, 전시 성폭력 문제에 대한 국제 인식을 확산하는 데 기여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목소리, 삶, 운동의 역사를 계승하고자 우간다에 센터를 설립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여년 내전 동안 발생했던 성폭력 피해로 인해 힘겨운 삶을 살면서도 사회변화의 주체로 성장하고자 하는 우간다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 연대한다”며 “김복동 할머니의 희망의 메시지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우간다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지지와 연대를 보여주면서 국제사회에 전시 성폭력 종식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도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 성폭력 생존자이자 ‘제1회 김복동평화상 수상자’인 아찬 실비아 오발 대표가 이끄는 우간다 시민 단체 ‘골든 위민 비전 인 우간다(Golden Women Vision in Uganda)’는 센터 설립을 현지에서 주관한다. 오발 대표는 “우간다 내전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음식과 치료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사회적 차별도 계속되고 있다. 피해자가 정부의 정책수립과정에 참여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의기억연대는 전날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끝나지 않는 고통, 전시 성폭력 범죄의 재발 방지를 위하여 - 일본군성노예제와 우간다 내전 사례를 중심으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또한 심포지엄 결의문을 통해 “유엔(UN)과 국제사회는 콩고, 우간다, 코소보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전쟁 중 발생한 성폭력 피해자들의 배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는 위안부 범죄를 인정하고 공식사죄·법적 배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민아 인턴기자 noma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