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계열사 공시를 누락했다는 사소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다는 이유로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카카오는 하루빨리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늘려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마련해야 되는데 재판이 끝나려면 수년을 기다려야 한다. 규모가 커진 기업의 투명 경영을 정부가 감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제조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와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등을 막기 위해 30여년 전에 만든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를 구글·아마존·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지금의 혁신기업에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누가 봐도 문제가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기업가정신이다.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수많은 젊은이들이 스타트업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이 가운데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유니콘기업이 탄생하고, 이들이 글로벌 혁신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큰 기업은 부도덕할 것이라는 짐작만으로 규제의 칼을 들이대면 기업가정신이 설 자리는 없다. 지금은 더 많은 혁신기업이 나오도록 규제 대신 지원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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