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세계적인 권위의 인적자원 개발 콘퍼런스인 ‘ATD ICE 2019’가 1만여명의 인사 및 교육 전문가들과 구글·IBM·GE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글로벌 인적자원개발(HRD)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혁신사고·융합사고 등 변화와 혁신 관련 이슈가 중요하게 다뤄졌다.
트랜스포메이션은 외부 DNA가 세포에 유입돼 원세포와는 특징이 전혀 다른 세포로 변환시키는 현상으로 진화하고 변화에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을 의미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존의 아날로그 중심을 디지털화로 전혀 다르게 만들어낸다는 의미가 있다. 이러한 변화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원세포인 사람과 사람이 속한 조직이다. 일본 자동차 회사 닛산은 기존의 아웃소싱 관행을 유지하는 대신 디지털화에 적합한 조직개편 및 정보기술(IT) 엔지니어 인력 500명을 직접 채용해 자율주행,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빅데이터 등 더 많은 소프트웨어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렇듯 성공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룬 기업들은 전략 수립과 동시에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혁신을 추진한다. 그러나 공직에서는 관련 절차로 인해 조직의 신설·변경이 쉽지 않은 것을 보고 민간기업에 근무했던 필자로서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교육에서도 기존의 형질인 집합교육의 견고한 틀을 넘어선 디지털·온라인 중심의 인재육성 진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교육에서 나타나는 주요 변화를 세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짧지만 강렬한 교육이다. 학습자들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 순간 즉시 집중할 수 있는 교육을 원하고 있고 따라서 핵심적 유닛 형태의 마이크로러닝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둘째, 몰입을 유도하는 창의융합 학습 환경으로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해결 중심의 프로젝트를 통해 학습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가상현실·게임 등 몰입을 유도하는 디지털 교육이 확대되고 있다. 셋째, 자기주도적 1대1 맞춤형 학습의 확대다. 기존의 대규모 교육·관리 방식을 벗어나 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교육이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혁신의 중심에 있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과천·진천캠퍼스에 이은 제3의 디지털 캠퍼스 ‘나라배움터’ 플랫폼으로 빠르게 변신해가고 있다. 또 디지털화에 적합한 조직 재구축과 전문인력 확보로 교육 원세포를 변화시키는 교육 형질전환(Edu-Transformation)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가장 강한 종, 가장 뛰어난 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단지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 것”이라면서 변화에 대한 적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과 과감한 투자와 함께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학습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때 온·오프라인 간 간격은 물론 교육과 업무현장·인사와의 거리도 줄어들 것이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교육 형질전환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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