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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었어도 철거했을까"…대한애국당 천막 철거 후 신경전

서울시 25일 오전 광화문 애국당 천막 철거

물리적 충돌 발생했지만 큰 부상자는 없어

애국당 "박원순 시장, 좌파 천막에는 친절"

서울시 "불법행위 좌시할 수 없어 한 결정"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돼 있던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이 25일 오전 철거된 후 서울시 관계자들이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이희조기자




서울시가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농성 천막을 25일 오전 철거하면서 우리공화당과 서울시 양측의 대립각이 날카로워지는 모양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20분께 직원 500명과 용역업체 직원 400명 등을 투입해 천막 철거에 나섰다. 경찰 24개 중대와 소방 100명 등도 투입됐다. 철거는 작업 시작 2시간 후인 오전 7시20분께 마무리됐다.

서울시는 “대한애국당이 서울시와 사전협의 없이 광화문광장을 무단 점유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수차례에 걸친 법적·행정적 조치에도 자진철거가 이뤄지지 않고 민원 증가 등 시민 불편이 극심해지는 만큼 행정대집행을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철거 과정에서 우리공화당 측이 항의하면서 서울시 측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지만 심각한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용역업체 직원 2명과 우리공화당 측 2명 등 4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용역직원 1명은 소화기를 집어 던졌고, 나머지는 서로 싸우다 체포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돼 있던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이 25일 오전 철거된 후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이 광장 한쪽에 모여 있다. /이희조기자




출근시간대인 오전 9시께 물리적 충돌은 잠잠해졌지만 양측의 신경전은 여전히 팽팽했다. 기존에 천막이 설치돼 있던 광장 내 광화문역 주변에는 경찰이 추가 충돌에 대비해 대기 중이었다.

천막 철거 후 광장 뒤쪽으로 자리를 옮긴 우리공화당 측은 서울시 측을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광장에 나온 우리공화당 측 관계자는 “그동안 경찰도 안 건드리던 천막을 갑자기 없애려 든 서울시에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광화문에 있던 세월호 천막이 의미 있다고 여겨졌듯 우리공화당 천막도 마찬가지로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고 항변했다. 채지민 우리공화당 홍보팀장도 “(철거) 예상 날짜를 받았지만 25일은 아니었다”고 당혹감을 내비쳤다. 채 팀장은 “박원순 시장은 정치적 입장이 같은 좌파 천막에는 친절을 베풀었다”며 “우리가 태극기 아니라 촛불이었어도 똑같이 (철거)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백운석 서울시 도시재생실 재생정책과장은 “천막을 철거한 자리에 화분을 설치했다”며 “물리적 충돌은 끝났지만 양측이 무한 대치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우리공화당 쪽에서는 기습적으로 천막이 철거되니 당황하기는 했을 것”이라면서도 “(철거는) 불법행위를 한 달 넘게 좌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 내린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광화문광장은 ‘건전한 여가 선용과 문화 활동 등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다. 정치적 목적의 농성은 조례가 규정한 광장 사용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광화문광장을 사용하려면 사전에 서울시에 사용허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시는 신청서 내용이 조례에 규정된 광장의 사용 목적에 부합하는지 판단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우리공화당은 최근 대한애국당에서 당명을 바꾼 국회 원내 정당이다.
/이희조·김지영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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