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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장관설'에...野 "헌법질서 모욕" 與서도 회의론

나경원 "석국열차 완성" 반발

바른미래 "내각, 직업체험장 전락"

與 "사법개혁 지휘한 적임자"

일부선 "불필요한 오해" 우려

靑 이틀째 "확인할 내용 없다"

여야, 8년전 똑같은 사례 때 정반대 입장

조국(오른쪽) 민정수석과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제4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입각설에 야당은 “헌법질서 모욕”이라며 맹폭에 나섰다. 여당 내 일각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검찰을 지휘할 수 있는 법무장관 자리에 대통령의 최측근이 가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감지된다.

우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중진연석회의에서 “조 수석은 경질이 됐어도 몇 번은 됐어야 한다”며 “대표적인 반시장 인사를 청와대 정책실장(김상조 정책실장)에 앉히더니 이번에는 반헌법적 패스트트랙 폭거의 주책임자를 사법질서를 총괄하는 부처의 장으로 앉히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헌법질서에 대한 모욕”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총대를 메고 조국 법무장관이 뒤에서 조종을 하고 경찰이 야당 겁박에 앞장서는 ‘석국열차(윤석열-조국)’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 역시 “인사참사와 기강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치 등 함량 미달의 조국과 ‘조국몽(夢)’에 젖어 사는 청와대의 수준이 악화일로”라며 “국민이 납득할 만한 좋은 인재가 그렇게도 없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내각이 조국의 ‘직업 체험의 장’으로 전락한 모양새”라며 “청와대의 습관적인 돌려막기 인사는 끝낼 때가 됐다. 문 대통령의 ‘삐뚤어진 조국 사랑’이 눈물겹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은 일단은 적합한 인사라는 평을 한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조 수석은 현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사법개혁을 일선에서 지휘한 적임자”라며 “(입각설이) 전혀 뜬금없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여당 내부에 조 수석의 법무장관행에 상당히 부정적인 기류가 있다”며 “참여정부 때도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으로 보내려 했지만 여당 의원들의 반발이 있어 고(故)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포기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을 고려해 먼저 운을 떼 본 정도로 이해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법무장관은 검찰 인사권과 지휘·감독권을 갖는다. 내년 4월 총선과 문재인 정권 후반부를 앞둔 시점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고 관련 비난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여당의 걱정이다. 또 ‘회전문’ 인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있는 가운데 조 수석까지 법무장관이 될 경우 비판이 더 커질 수 있으므로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기류다. 아울러 ‘인사참사’라는 꼬리표를 갖고 있는 조 수석이 입각하면 총선에서 ‘정권심판’이라는 프레임이 강해지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점도 민주당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날 청와대는 조 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설에 이틀 연속 “확인할 내용이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한편 조 수석의 법무장관설에 민주당과 한국당이 8년 전 똑같은 상황에서 지금과 정반대 입장을 보인 사례가 재조명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7월 청와대는 권재진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으로 지명했다. 당시 한나라당 여상규 의원(현 한국당 의원)은 “권 내정자는 정치적 편파성을 보인 흔적을 찾기 어렵다”고 두둔했다. 반면 야당이던 민주당은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에 임명된 것은 군사정권 시절에도 없었던 일”이라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가장 공정해야 할 자리에 대통령 최측근 인사를 임명하는 ‘선거용 인사’, 정권 말 권력형 비리와 친인척 비리를 은폐하기 위한 ‘방패막이 인사’”라고 비난했다. /이태규·송종호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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