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응시자는 매년 2만명 안팎에 달했으나 올해는 1만7,295명에 그쳤다. 이런 현상은 경기가 좋아지면서 이공계 등의 우수인력이 민간기업으로 많이 빠져나간 것이 주요인이라는 게 일본 인사원의 설명이다. 실제 경제가 활기를 띠면서 일본 기업들은 일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신입사원뿐 아니라 아르바이트 종업원 확보를 위해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에 앞다퉈 나서고 있을 정도다. 지난달 문부과학성과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올봄 대졸자 취업률은 97.6%로 1997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두 번째로 높았다.
취업절벽에 공무원시험으로 몰리고 있는 우리 청년들의 현실을 생각하면 부러울 따름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족은 4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험을 치를 때마다 경쟁률이 수십대1을 기록하는 게 예사다. 하지만 합격률은 2%가 채 안 된다. 나머지 98%의 청년 노동력이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데도 정부는 공무원 대폭 증원에 매달리면서 더 많은 청년이 공시에 뛰어들도록 부채질하고 있으니 걱정스럽다.
공시족 양산은 사회적 낭비를 키울 뿐이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한해 17조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이를 더 이상 방치하면 나라 경제나 청년 모두에게 불행이다. 바로잡는 길은 하나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괜찮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최선책이다. 경제가 살아나자 민간 일자리가 늘면서 공시 열기가 주춤해진 일본이 좋은 본보기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