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찾은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시 주석과의 양자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시 주석의 조기 방한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한차례 무산된 바 있는 시 주석의 방한을 재추진해 한중관계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담에는 양국 정상을 비롯해 우리 측은 홍남기 경제부총리·강경화 외교부장관·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중국 측은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류허 국무원 부총리·양제츠 중앙정치국 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지난 20~21일 이뤄진 시 주석의 방북 결과도 공유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계속적인 진전을 위해 중대한 시점에서 이루어짐으로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책에 기여할 것”이라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하며 향후 한반도 정세 진전의 가속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한러 및 미중 등 비핵화 협상 관련국 간의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예정된 만큼 북미 대화 재개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방한 때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없다고 밝히면서도 “다른 방식(in a different form)으로 이야기할지도 모른다”고 밝혀 북미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외교가에서는 ‘핫라인’을 통한 정상 간 통화 또는 3자를 통한 친서 전달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깜짝 정치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오사카=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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