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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인민의 얼굴]선전·선동이 일상인 北, 인민의 진짜 모습은

■한성훈 지음, 돌베개 펴냄





2015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현 국무위원장)는 ‘인민’을 90회 이상 언급했다. 북한에서 인민은 64개의 성분으로 분류된다. 자아비판과 상호 감시가 일상화된 인민들은 반미 감정과 핵무장 의지를 드러낸다. 반면 장마당으로 대변되는 자본주의 생활양식도 갖고 있다. 이렇듯 복잡해 보이는 북한 인민의 진면목은 무엇일까.

신간 ‘인민의 얼굴’은 비판사회학자 한성훈이 북한 인민의 마음과 삶을 조명한 책이다. 북한 체제를 규정짓기보다 인민의 생각과 의지를 들여다보고 조선노동당의 정책을 역사적으로 추적해 인민이 정치적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았다. 저자는 북한 사회의 고유한 독자성을 이해하며 인민을 분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탈북자들의 증언록부터 최근 평양 시민 취재기까지 나왔지만, 외국의 시각으로 북한을 설명하는 일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책은 남한은 물론 북한에서 출간된 논문, 영상자료와 더불어 국내외 인사들의 인터뷰를 통해 인민을 들여다본다.



21개의 구체적인 사건과 키워드로 엮인 책은 크게 3부로 나뉜다. 먼저 최고 지도자의 사망과 고난의 행군 등을 거치며 동요된 인민의 마음을 살피고 상호 감시와 간접화법을 내재화하게 된 배경을 추적한다. 이후 집단주의와 선전과 선동이 일상이 된 생활이 인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파악하고 나아가 전쟁의 기억이 선군정치와 반미 감정으로 연결된 계기, 그리고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를 살폈다.

국내외의 변화 속에서도 동질성을 잃지 않은 인민은 이제 김정은을 최고 지도자로 해 정상국가의 모습을 갖추려고 한다. 저자는 ‘인민’은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국가 정책은 김정은과 노동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될 뿐 인민들의 의지가 개입될 여지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무지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선입견이라며 인민도 우리와 같이 희망과 열정을 품고 있는 인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2만2,000원.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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