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실무 협상을 전담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가 28일 6·12 북미 싱가포르 성명 공약을 ‘동시적·병행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건설적인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하고 이같이 말했다.
양측은 이번 협의를 통해 북미 대화 재개 방안 등 한미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논의를 집중적으로 나눈 것으로 관측된다.
비핵화 협상의 분수령이 될 한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미국이 ‘일괄타결식 빅딜’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며 북한에 유화 메시지를 발신한 만큼 북미 대화가 재개될지 주목된다. 서울경제신문펠로(자문단)인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동시적·병행적이라는 단어를 미국이 쓴 것은 북한이 원하는 접근방식을 일부 수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낸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북미 간 대화의 물꼬를 터 보겠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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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이라는 표현이 없는 만큼 비핵화 방식과 관련 미국의 핵심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미국은 여전히 비핵화와 관련 핵심 입장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며 “동시적·병행적은 북미 관계 개선과 비핵화 등 6·12 싱가포르 성명의 의제를 같이 다룰 수 있다는 뜻이지 북한이 원하는 요구조건을 수용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비핵화 방식과 관련 미국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타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서경펠로인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해주면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 등 문제를 동시적으로 해주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첫 번째 단계인 포괄적 합의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동시적·병행적 해법에 크게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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