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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보호격벽 비용 50% 지원해준다는데...기사들이 미지근한 이유는?

자동차 운전자 폭행 사건, 하루 평균 8건 가량

서울·대전 등 ‘택시보호 격벽 설치’ 지원정책 마련 움직임

업계는 “운전자도 설치비 부담하고 운행 어려워져” 지적

/연합뉴스




택시기사 폭행사건이 잇따르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택시 보호 격벽 설치’를 지원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택시기사들의 반응이 미지근하다. 기사 본인이 절반(10만원)을 부담해야 할 뿐 아니라 격벽이 오히려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택시기사를 폭행하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경기 고양경찰서는 “강도 혐의로 A(59·남) 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전날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에서 택시기사 B(62·남) 씨를 폭행한 뒤 현금 3만 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택시에 탄 뒤 “나는 살인자다. 돈 내놔라.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며 B씨를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2월에는 경기 남양주시의 한 도로에서 40대 남성 승객이 60대 여성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달아나기도 했다. 그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기사와 말다툼을 벌이다 주먹을 마구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3~2017년 자동차 운전자 폭행 사건 건수는 총 1만 5,422건이었다. 하루 평균 8건가량 자동차 운전자 폭행 사건이 일어난 셈이다.



이에 서울시는 택시 운전자 보호를 위해 올해 서울 택시 250대에 보호 격벽을 시범 설치하기로 했다. 대 당 20만 원이 드는 격벽 설치 비용 중 절반인 10만 원을 시비로 보조해주는 방식이다. 대전시도 지난 26일 “여성 택시 운수종사자 보호를 위해 택시 내 보호 격벽 설치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설치 비용의 절반을 시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며 대전시는 우선 다음 달까지 22대의 택시에 보호 격벽을 설치해 운영결과를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는 “운전자에게 설치비 부담이 있고 택시비 결제가 어려워지는 등 운행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얼마 전 보호 격벽 설치 시범 운영에 대한 사전 설문조사 결과를 서울시 측에 넘겼다”며 “격벽 설치가 필요한지를 위주로 조사했더니 오히려 반대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아무래도 비용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며 “격벽이 고정형이다 보니 사고가 발생할 경우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고 기사들 간 체격 차이에 따라 선호도가 다른 듯 하다”고 설명했다. 또 관계자는 “사전 조사는 일부 기사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신청을 받아봐야 알 듯하다”며 “7월 초부터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내 택시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일부 택시 기사가 원하더라도 서울시 측에서 지원해야 하는 비용은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서울시에서 택시 보호 격벽 설치와 관련한 시범사업이 운영됐지만 이러한 불편으로 중단됐다. 당시 서울시는 여성 운전자가 모는 택시 30대에 격벽을 설치했다. 이에 서울시 측은 “시범 운영인만큼 반응을 보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지난 2014년 시범사업 운영과 관련해 “당시 불편함이 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승객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만큼 시에서도 다시 한 번 업계와 시민의 반응을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관계자는 “서울 모든 택시에 보호 격벽을 전면 설치하는 것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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