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7월부터 상업적 목적의 고래잡이를 재개한다. 이를 반대하는 국가들이 주도하는 국제포경위원회(IWC)에서 30일 공식 탈퇴하면서 31년 만에 상업 포경에 다시 나서게 된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고래잡이 어부들의 밀집 지역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와 홋카이도 구시로에서 7월 1일 포경선이 출항해 31년 만에 상업 포경을 재개한다.
일본 어부들이 상업적으로 고래를 잡는 곳은 일본 영해와 태평양과 오호츠크해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다. 어부들은 이곳에서 밍크고래, 브라이드고래, 보리고래 등 3종의 고래를 대상으로 상업 포경을 할 수 있다.
포획 두수 상한은 쿼터로 제한되는데, 주요 20개국(G20) 오사카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제적 비판 여론을 의식해 발표를 미뤄온 일본 수산청이 조만간 공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요시카와 다카모리 농림수산상은 “100년간 계속 잡아도 줄지 않는 수준의 쿼터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최근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1951년 IWC에 가입한 일본은 오랫동안 호주 등 멸종 위기에 처한 고래 어종을 보호하자는 쪽의 국가들과 대립해 왔다. 일본은 IWC가 1982년 고래 보호를 이유로 상업 포경의 중지를 결정하자 1987년부터 임시방편으로 남극해에서 고래의 생태에 관한 연구를 명분으로 한 ‘조사 포경’을 시작했고, 1988년부터는 국제적인 비난 여론에 밀려 상업 포경을 공식 중단했다.
그러나 고래잡이 어부들의 근거지인 야마구치, 홋카이도 등을 중심으로 상업 포경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일본 정부는 지난해 9월 IWC 총회에서 1982년 이후 중단된 상업 포경의 재개를 제안했고, 이 안건이 부결되자 작년 12월 IWC 탈퇴를 결정했다. 일본은 지난해 조사 포경을 명분으로 남극해와 북서 태평양 공해상 등에서 총 637마리의 밍크고래와 보리고래를 잡았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고래고기 소비량은 학교 급식에도 친숙한 식재료로 쓰이던 1962년에 연간 23만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고래고기 식용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 여론과 상업 포경의 중단 영향으로 지금은 연간 3,000~5,000톤 수준으로 줄고 가격도 크게 올랐다.
요미우리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고래고기 맛을 모르는 사람이 느는 등 고래고기에 대한 친숙함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근대 포경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시모노세키 등지에서는 상업 포경 재개를 놓고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