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를 웃도는 유럽 폭염에 이어 이번에는 멕시코 일부 지역에서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몰아치면서 여름인데도 도시가 얼음에 묻히는 기현상이 빚어졌다.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제2 도시인 과달라하라에서 전날 갑작스레 다량의 우박이 내리면서 시 외곽 6개 지역에서 무려 2m 깊이로 얼음 알갱이가 쌓였다. 현지 당국은 이로 인해 주택과 상가 등 건물 200채가 파손됐고, 언덕 주변에선 주차돼 있던 차량 50여대가 밀려 내려온 우박 더미에 휩쓸렸다고 밝혔다. 일부 차량은 얼음 알갱이에 완전히 파묻혀 종적조차 찾기 힘들게 됐다.
멕시코시티 북쪽에 있는 인구 500만명의 대도시인 과달라하라는 그 전날까지 수일째 영상 31도 내외의 여름 날씨를 보였다. 이후 난데없는 우박 폭풍에 시 당국자와 군인은 중장비를 동원해 거리를 메운 얼음 알갱이를 치우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다행히 저체온증 초기증세를 보이는 주민 2명을 제외하면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할리스코주(州)의 주도인 과달라하라에선 간혹 계절적 영향으로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몰아치지만 이번처럼 큰 규모로 일어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엔리케 알파로 할리스코 주지사는 “이런 광경을 본 것은 처음”이라면서 “기후변화가 진짜인지 자문해 봐야 한다. 이런 건 과거엔 볼 수 없었던 자연현상”이라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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