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 방문과 영국 외무부의 홍콩 시위 주시 발언에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차이 총통이 오는 11일 카리브해 우방국 순방길에 미국 뉴욕을 경유하는 것에 대해 “중국은 일관되게 미국과 대만의 관급 교류를 반대해왔다”며 “이 입장은 흔들림 없고, 명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겅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를 준수하기를 촉구한다”며 “미국이 차이잉원의 입국을 허가하지 말고 신중하게 대만과 관련된 문제를 처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이날 차이 총통이 오는 11일부터 11박 12일 일정으로 아이티,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세인트루시아 등 카리브해 우방 4개국을 방문하는 순방길에 뉴욕을 경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귀국길에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겅 대변인은 또 영국 외무부가 중국 당국에 홍콩반환협정 조건을 준수하도록 압박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강력 반발했다. 겅 대변인은 “우리는 이미 이 문제에 관해 수 차례 입장을 밝혔다”며 “양국의 연합성명이 규정한 영국의 관련 권리와 의무는 이미 모두 이행됐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 정부는 1997년 7월 1일을 기해 홍콩에 대한 주권을 회복했다”며 “홍콩에 관한 사무는 완전히 중국 내정으로, 어떠한 국가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홍콩에서는 지난달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시위에 200만 명이 참여한 데 이어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을 맞은 이날도 전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이날 시위대는 입법회 건물 강제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고 양측 모두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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