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40억달러 규모 EU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대서양 무역갈등 고조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 위원회 앞에 유럽연합(EU) 깃발들이 펄럭이고 있다./브뤼셀=로이터연합뉴스

중국과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미국이 무역전쟁의 칼 끝을 이번에는 유럽연합(EU)을 향해 들이밀었다. 항공기 보조금으로 시작된 미국과 EU간의 무역갈등이 더욱 확대되는 모양세다.

1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EU를 겨냥한 고율 관세 대상에 40억 달러(4조6,500억원) 규모의 89개 세부품목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USTR은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관련한 유럽 국가들과의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미국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추가된 품목에는 치즈, 우유, 커피, 위스키, 올리브, 돈육제품, 구리를 포함한 일부 금속이 포함됐다. 이번 품목은 앞서 지난 4월 USTR이 같은 명목으로 발표한 유럽산 항공기와 와인 등 210억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 품목에 추가된 관세 목록이다.

USTR은 이날부터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으로 오는 8월6일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미국은 현재 EU의 에어버스 보조금으로 연간 110억 달러 정도의 피해를 봤다고 추산하고 있다.



WTO는 EU가 에어버스 보조금으로 국제 통상규칙을 어겼다고 판정했으며 미국의 대응조치 규모를 이르면 이달 중 결정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USTR은 “WTO가 승인하는 대응조치의 적정수위에 대한 중재 보고서를 보고 최종 목록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USTR은 WTO가 추가 관세 품목에 대한 의견 청취 전에 항공기 보조금에 대한 판정을 내릴 경우 즉각 초기 목록에 포함된 제품에 대해 인상된 관세를 적용하고, 추가 목록에 대한 상품에 대해서도 추가적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EU 역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등 미국과 EU의 관계가 급격하게 경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EU 고위 관계자들은 WTO가 승인하면 미국이 곧바로 보복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현재 미국과 무역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상황에 관세 부과가 진행되면 양측의 관계는 더욱 긴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또 “EU 역시 미국이 지난 4월 관세 리스트를 작성하자 120억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 예비 목록을 발표하는 등 맞불을 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측이 준비한 관세 리스트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기반 지역의 농산물에 초점을 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U가 맞불을 놓을 경우 미국 역시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 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최대 11월 14일까지 자동차 관세에 대한 결정을 연기하기로 한 바 있다.
/노현섭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