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글로벌 인사이드] 이란엔 강경·北엔 유화…'대선 셈법'에 이중잣대

■트럼프의 '일관성 없는 核외교'

이란 核기술 北보다 낮은데도

美, 우라늄 한도 초과에 경고

공습 재개 가능성까지 시사

판문점 회동 극적 반전과 딴판

'DMZ 악수' 같은 정치 이벤트

"이란선 기대 어렵다" 강공 일관

이스라엘 등 동맹 이익도 얽혀





이란이 국제사회와의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로 설정된 저농축우라늄(LEU) 저장 한도를 초과한 것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당장 불장난을 중단하라”며 이란의 도발이 지속될 경우 지난달 막판 변심으로 중단했던 대(對)이란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같은 ‘핵’ 문제를 안고 있는 북한과는 ‘판문점 회동’을 기점으로 북미대화에 극적 반전을 이룬 것과 달리 이란과는 끊임없이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는 유화적 행보를 보이는 반면 북한보다 낮은 수준의 핵 기술을 가진 이란에 대해서는 강공을 이어가는 것을 두고 미국 조야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트럼프식 핵 외교’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오는 2020년 재선을 노리며 세계를 정치무대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비무장지대(DMZ) 악수’ 같은 선명한 정치 이벤트를 만들어 국제사회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오랜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등 적잖은 동맹국의 이익이 복잡하게 얽혀온 이란 문제는 당장 자신의 재선 가도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를 창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섣부른 해법을 찾기 위한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기보다 강공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란이 이날 핵합의에 규정된 저농축우라늄 비축 한도(300㎏)를 초과한 것과 관련해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 그것은 너무 파괴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이란에 대한) 공격 취소 결정 이후 대단한 (무력) 자산을 구축했다”면서 “이는 만약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가 앞서 취소했던 공격보다 훨씬 더 나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20일 실행 10분 전에 취소했던 이란에 대한 공격명령을 다시 내릴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이란이 핵합의에서 정한 저농축우라늄 저장 한도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2015년 7월 미국 등 5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독일과 이룬 핵합의에 따라 2016년 1월부터 지켜온 의무(핵 프로그램 감축·동결)를 처음으로 어긴 것이 된다. 다만 우려되는 핵무기 개발의 관점에서 보면 이란의 핵물질 저장 한도 초과는 위험성이 낮을 뿐 아니라 북한의 핵 개발 움직임에 견줘봤을 때도 당장 전쟁불사를 내세울 정도로 강경한 방침을 밝힐 필요는 없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유화적 제스처를 이어가는 것과 달리 이란에는 기존 핵합의 철회에 경제제재는 물론 군사 위협까지 가하는 ‘이중잣대’를 들이미는 데는 미국 대선이라는 렌즈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일단 대외적으로 외교 성과를 알리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과시하기 쉬운 북한 문제와 달리 이란에는 이러한 접근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미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마크 두보위츠는 “트럼프가 단순히 (자신의 장단에 맞춰줄) ‘댄스파트너’만 찾는다면 이란에도 똑같이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매력 공세를 펼 것”이지만 대이란 문제에서는 ‘북한 도박’과 같은 트럼프식 핵 외교와 협상 기술이 먹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 배경으로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지지 부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같은 최고지도자와의 직접소통 불가능 등을 꼽았다. 게다가 이스라엘 등 미국의 동맹국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이란 강경노선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도 극명한 차이로 분석된다. 아론 데이비드 밀러 우드로윌슨국제센터 부의장은 “이란 문제는 트럼프식 독자외교로 승부를 볼 만한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