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현지시간) 홍콩의 일부 시위대가 입법회를 점거하는 등 과격시위를 벌인 데 대해 중국이 군 동원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개입 위협에 나섰다. 앞으로도 정국 혼란이 이어져 중국의 직접개입이 현실화할 경우 자금·인력유출로 국제자유무역항인 홍콩의 경제적 지위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그동안 홍콩 시위에 침묵하던 모습에서 180도 전환해 홍콩 시위대에 대한 맹공에 나섰다. 인민일보는 이날 1면 논평에서 홍콩 일부 시위대의 불법행위를 묘사하며 “홍콩 정부의 불법행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지지한다. 어떤 국가나 사회도 이런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민일보는 또 이 같은 소요사태가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라는 홍콩의 명성을 깎아내리고 홍콩 경제에 해를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홍콩에서는 지난달 이후 지속돼온 시위로 최대 재벌 리카싱 일가의 제약업체 ‘허치슨차이나메디테크’의 홍콩증시 상장이 연기되는 등 경제가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격렬한 정치 정서가 닥치면 정세안정 조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개입을 시사했다.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전날 오후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지난달 홍콩 주둔 중국군 부대가 실시한 긴급사태 대응훈련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6일 실시된 군사훈련 사진을 시위 직후 뒤늦게 공개한 것은 앞으로 시위에 중국군 병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군이 시위 진압에 실제 동원된다면 이는 1989년 톈안먼 유혈사태의 재연이 될 수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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