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스본 전 영국 재무장관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후임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직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언론인 출신으로 현재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 신문 편집장을 맡고 있는 오스본 전 재무장관은 라가르드 총재가 유럽중앙은행(ECB) 차기 총재로 내정된 후 친지에게 자신이 IMF 총재 최적임자라고 주장해 출마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오스본 전 장관이 IMF 총재로 선출되면 IMF의 75년 역사상 첫 영국인 총재가 된다.
IMF 총재는 국제 불문율에 따라 유럽국 출신이 맡아왔으며 전후 브레턴우즈 체제의 쌍둥이 국제금융기구인 세계은행은 미국인이 맡아왔다. 또 EU 내에서도 집행위원장은 독일, ECB 총재는 프랑스, 유럽의회 의장은 이탈리아가 맡는 등 국가 간 안배가 이뤄진 만큼 영국 출신이 IMF 수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진행 중인 만큼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이다.
오스본 전 재무장관은 전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보수당 정부에서 재무장관(2010∼2016)을 지냈으며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패배 후 캐머런 내각 사퇴와 함께 각료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당시 캐머런 총리와 함께 EU 잔류 캠페인을 주도했었다. 오스본 전 장관은 진행 중인 브렉시트와 또 유로존 금융위기 당시 그가 별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약점을 안고 있으나 친지들에게 IMF에 정치력이 필요한 시기이며 자신이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후보임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총선에서 의원직을 사퇴한 오스본 전 장관은 2017년 5월 언론에 복귀해 ‘이브닝 스탠더드’ 편집자로 있다. 정계 입문 전 텔레그래프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한 바 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