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에 대한 폭행을 방조했다는 혐의를 받는 김창환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회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용찬 판사는 5일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회장에게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회장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멤버들을 폭행한 문모 PD에게는 징역2년의 실형을,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에는 벌금 2,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번 사건 피해자인 석철·승현 형제는 지난해 기자회견을 통해 이들의 폭력을 폭로하고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지난 4월에 있었던 두번째 공판에서는 문 씨의 폭행과 김 회장의 폭행 방조에 대해 증언하기도 했다.
증언에 따르면 김 회장은 평소 문씨에게 “머리에 구멍을 내서라도 (실력을) 만들어 놔라” “장례식장비 내가 다 낼 테니 제대로 만들어라”면서 폭행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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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승현 군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이런 사건이 없었으면 좋겠고 당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 김 회장님은 거짓말 좀 그만했으면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문 PD는 이씨 형제에게 억지로 ‘엎드려 뻗쳐’ 자세를 시키고 수십회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신체적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도 피해자에게 전자담배를 권했고 이를 거부하자 손으로 머리를 폭행하는 등 문 PD의 폭행을 보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문 PD를 상습아동학대와 특수폭행, 상습폭행 혐의로 구속기소하는 한편 김 회장은 아동학대·아동학대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회사에 대해서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김 회장에게 징역8월을, 문PD에게는 징역3년을 구형했다.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에게는 벌금2,0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한편 선고가 끝난 뒤 김 회장은 “항소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피해자인 더 이스트라이브 출신 이석철은 “나는 믿었다. 내가 진실이었고, 내가 피해자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나를 잘 생각해주실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응원 속에 잘 버텼다”며 눈물을 흘리며 심경을 토로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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