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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청약연기 … 분양시장 대혼란

서울 예정물량 33%가 일정 늦춰

일부 단지는 2년 뒤로 미루기도





GS건설은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의 ‘과천제이드자이’를 지난 5월 말 분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도 청약시기는 ‘미정’이다. 정부가 분양가 통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적정가격 산정에 애를 먹고 있어서다. 택지조성사업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인 GS건설은 분양시기와 관련해 “논의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서울 등 수도권 알짜 아파트들의 분양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아예 일정도 잡지 못하는 등 분양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5일 부동산정보 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새 분양가 심사기준 적용으로 6월 분양예정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분양을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에 따르면 5월 말 집계 당시 6월 분양예정 단지는 58개, 총 4만8,240가구였다. 하지만 지난달 입주자 모집공고를 실시한 아파트는 29개 단지, 2만741가구에 그쳤다. 서울은 지난달 분양예정 가구의 33%가 연기됐다. 분양예정 물량은 7,661가구였는데 분양한 물량은 5,146가구에 그쳤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분양가격 통제가 강화되면서 분양보증을 받는 게 너무 어렵다”며 “계획 대비 1~2개월 연기는 기본이고 아예 계획조차 잡지 못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단지는 후분양으로 선회하면서 분양일정이 올 하반기에서 2년 뒤로 미뤄지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현실화 하는 공급 공백 … 기존주택 쏠림 커질 듯>

분양가 통제 강화에 후분양 눈 돌리고

알짜 단지도 분양일정 확정 못해





분양시장의 혼란은 정부가 지난달 24일부터 HUG를 통해 서울과 과천 등 고분양가 관리지역의 분양가 통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비롯됐다. 분양가격이 인근 아파트 값 대비 최대 105%를 넘으면 분양보증서를 발급해주지 않는 것이 골자다. 이 여파로 인기 단지의 분양일정이 미뤄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우선 분양가 통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으로 선회한 단지가 늘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 2차,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 송파구 미성크로바 등은 사실상 후분양으로 전환해 분양이 2년 뒤로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 이외 지역도 후분양을 적극 모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동작구 흑석동 흑석3구역, 중구 힐스테이트세운(세운 3구역), 영등포구 브라이튼여의도도 후분양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HUG의 바뀐 심사기준을 적용하면 조합원들이 원하는 분양가와 비교해 3.3㎡당 500만 ~ 1,000만원가량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 격차가 크다 보니 조합원들 사이에서 금융비용을 부담하더라도 후분양으로 가겠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분양은 아니지만 분양시기가 미정인 단지들도 속출하고 있다. 대표 단지가 하반기 최대어로 꼽힌 둔촌주공이다. 철거가 진행 중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의 경우 현재까지 분양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단지는 전체 1만2,000여가구 중 5,05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이런 가운데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검토도 분양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여부에 따라 수익성이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아파트 청약업무 이관도 불안요소다. 아파트 청약업무는 오는 10월 금융결제원에서 한국감정원으로 바뀌어 진행된다. 현재 이를 위한 주택법 개정과 시스템 이관 등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적해 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2~3주일가량 입주자모집공고 등 청약업무 중단이 발생할 것으로 보는데 업무 이관이 지연되거나 시스템이 불안하면 중단 기간은 이보다 길어질 수 있다. 10월 전후 분양예정인 아파트단지에는 또 다른 변수가 생긴 셈이다.

한 전문가는 “결국 수요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아파트의 분양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새 아파트 공급이 줄게 되면 수요자들이 기존 아파트 매수세에 나서면서 주택시장이 더욱 불안해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114의 조사 결과 올 하반기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18만8,682가구다. 하지만 실제 얼마나 공급될지는 미지수다./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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