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8일 “수출규제가 단지 강제징용 배상의 문제만은 아니다. 한일 양국의 신뢰관계가 무너졌다”고 밝혔다고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전했다.
자유한국당 소속의 윤 위원장은 이날 국회를 방문한 나가미네 대사가 “수출규제가 소위 말해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것은 아니다”라며 “한일 간의 신뢰관계가 현격히 훼손됐기 때문에 수출관리 절차에 대한 제한 조치를 두는 것이지만 수출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접견은 윤 위원장과 나가미네 대사의 단독 만남으로 이뤄졌다.
나가미네 대사는 한일관계 악화의 책임을 한국 정부에 돌렸다. 그는 “한국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외교 협의를 요청하지도 않고, 중재위원회 구성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윤 위원장을 통해 전했다. 대법원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한 후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일본 측이 생각하는 대안’이 무엇인지 묻자 나가미네 대사가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제안하는 안을 거부했다.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다만 “더 진전된 안을 가져오면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 3국을 통한 중재위를 오는 18일까지 요청했는데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달라”고 나가미네 대사가 요청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조속한 수출규제 철회를 요청한다”는 한국 측의 입장을 나가미네 대사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철회를 강력히 요청했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 안전을 유지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과 나가미네 대사는 30분가량 통역을 배석하지 않은 채 긴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미국과의 외교 문제, 동북아 안보 문제, 일본 조야의 분위기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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