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이주여성 아내를 3시간 가량 무차별 폭행한 남편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거세게 일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남편에 대한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을 모든 이주여성에게 일반화시키면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늘고 있다.
전남 영암경찰서는 7일 7일 특수상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A(3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4일 오후 9시부터 3시간 동안 전남 영암군 자신의 집에서 베트남 출신 아내 B(30)씨를 주먹과 발, 소주병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B씨 지인의 신고로 출동해 B씨와 아들을 분리하고 병원 치료를 받도록 조치했다.
A씨는 ‘한국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B씨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치킨 먹으라고 했지, 음식 만들지 말라고 했지, 여기 베트남이 아니라고” 등의 말과 함께 신발장 옆에서 쪼그리고 있는 아내를 손과 발로 쉼 없이 폭행했다. 옆에는 두 살배기 아이가 울고 있었으나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이 폭행으로 B씨는 갈비뼈 등이 골절되는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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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A씨에게 출석 요구를 해 조사한 뒤 사안이 중대하고 보복 범죄가 우려된다고 판단하고 이날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쉼터에서 보호 중인 B씨에 대해서는 지원 대책을 관련 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다.
B씨가 폭행당하는 영상은 2분 33초 분량으로 촬영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아내의 뺨과 머리를 손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차는 모습에 시민들은 경악했고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해당 영상은 베트남에도 퍼져 강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모든 한국인이 박항서 감독처럼 아름답지 않다”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과 함께 “당장 베트남으로 돌아오라, 베트남에서 가난하게 사는 것이 악마 같은 사람과 사는 것보다 편할 것”이라는 등의 의견이 SNS 등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한국 네티즌도 ‘경악스러운 일’이라며 온라인 게시판과 SNS 등에 남편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논란이 확산된 8일에는 “폭행이 습관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 “아기엄마는 맞으면서 놀란 아기를 안아 달래는데 마음이 아팠다. 가정폭력범을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해 동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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