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식사비를 대신 내는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최근 불구속기소 된 정종순 전남 장흥군수가 이번에는 군청 직원들에게 고급 양주를 선물로 받아 김영란법 위반 의혹에 휩싸였다.
8일 장흥군에 따르면 정 군수는 지난달 14~23일까지 8박 10일 일정으로 북유럽 해외연수를 다녀온 부하 직원들로부터 발렌타인 30년산 1병을 선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군수가 받은 발렌타인 30년산은 면세점 가격으로 1병당 38만원이다. 정 군수가 5만원 이상 선물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한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 양주는 해외연수를 다녀온 퇴직예정자(6명)와 군청 소속 공무원(9명) 등 15명이 25만원씩 갹출해 사용하고 남은 공동 경비로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수 비서실은 해외연수를 다녀온 직원들에게 양주를 받았다고 군수에게 직접 보고한 뒤 비서실에서 별도 보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흥군 관계자는 “비서실에서 군수에게 양주를 받았다고 보고한 뒤 보관하고 있다가 최근 인사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뒤늦게 되돌려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비서실은 발렌타인 양주를 받은 것은 맞지만 언제 되돌려 줬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번에 국외연수를 다녀온 직원 중 6급 팀장은 지난 1일자 인사에 문제를 제기하며 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데 대해 책임을 물어 총무과 소속 무보직으로 대기발령 조치됐으며 당시 총무과 5급 과장도 같은날 총무과로 대기발령 됐다. /장흥=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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