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미국의 최장기 경제호황 덕에 취임 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유력 민주당 후보와의 가상 1대1 대결에서는 꾸준히 두자릿수의 지지율 격차로 밀리고 있어 재선 가능성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도는 4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의 39%에서 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17년 1월 취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후한 점수를 받은 것은 경제 분야다. 응답자의 51%가 트럼프의 경제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기가 이달까지 121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가며 역대 최장기록을 세운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외교 분야 지지도는 40%로 낮은 수준에 그쳤다. WP는 “이번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과의 무역전쟁 위기감을 덜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한 후에 이뤄진 것”이라며 “그럼에도 외교정책에 대한 반대가 55%, 찬성이 40%를 기록한 것은 미국인들이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 주요 대선 후보들과의 가상 맞대결에서는 모두 패하거나 비겼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바이든이 53%의 지지를 얻은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10%포인트 뒤진 43%에 그쳤으며 버니 샌더스(49%)와 카멀라 해리스(48%) 상원의원과의 대결에서도 1~2%포인트 차이로 뒤졌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의 대결에서는 각각 48%, 47%로 동률을 이뤘다.
반(反)트럼프 정서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면서 공화당을 탈당한 저스틴 어마시 하원의원은 이날 CNN에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얘기하는 수많은 공화당 인사들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WP와 ABC방송 여론조사 결과 하원의 탄핵절차에 대해서는 59%가 반대했으며 찬성은 39%에 불과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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