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에서 전처가 근무하는 업체 대표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박 모씨(45)가 경찰과 밤샘 대치 끝에 투신해 숨졌다.
경찰은 9일 오전 6시10분쯤 거제시 옥포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옥상에서 밤새 경찰과 대치하던 박모씨가 대치 16시간만에 20층 옥상에서 추락해 숨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자수를 설득하는 경찰과 대화를 하며 밤새 전혀 잠을 자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씨는 전날 오후 2시 17분께 이 아파트 1층 복도에서 상가 입주업체 사장 A(57)씨를 흉기로 찌른 후 20층 옥상으로 달아났다가 경찰과 대치 중이었다.
이후 “뛰어내리겠다”며 경찰을 협박하는 등 약 16시간 동안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박모씨는 “이혼한 아내와 통화하게 해 달라. 전처를 만나게 해달라”고 경찰특공대와 위기협상팀에 요구했다.
소방 당국은 건물 밖 1층에 매트리스를 깔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도 했다.
경찰도 박모씨가 요구한 커피, 담배, 라면 등을 전달하며 거듭 자수를 설득했다.
그러나 박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경찰에 “약속을 못 지켜서 죄송합니다”고 말하고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투신으로 발생한 ‘쾅’ 소리를 듣고 놀란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현장을 찾기도 했다.
경찰은 정확한 투신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