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쇼핑몰 론칭 후 유명 백화점, 면세점에 입점하며 1,700억 매출을 올린 인플루언서 임블리는 최근 업체에서 판매한 화장품 때문에 부작용을 겪은 고객들의 고발로 그간 쌓아온 신뢰를 한 번에 잃었다. 제작진이 직접 만난 피해자들은 “얼굴이 아파서 잠을 잘 못 잤다” “거의 한 달 가까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라며 참담한 심경을 털어놨다.
피해자들은 임블리 측의 대응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A씨는 “병원에서 화장품으로 보이는 부작용이라고 진단서를 작성해줬다. 자료를 다 제출을 했는데도 임블리에서는 오히려 특정 화장품을 지정해서 진단서를 써주는 게 불법, 허위라고만 하더라”고 토로했다. 반면 B씨는 “ 병원 진단서에 특정 제품이 원인이라는 내용이 없어서 환불이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마켓 VVIP였을 정도로 임블리에 대한 애정이 컸던 만큼 피해자들의 분노는 더욱 거셌다. 이들은 “결혼, 출산 등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임블리가 가깝게 느껴졌고, 제품 출시 과정을 다 공개했기 때문에 더 신뢰했다”며 “연예인처럼 환상이 있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건국대 경영학과 범상규 교수는 “인플루언서가 유명인이지 전문가는 아니다. 나하고 똑같은 일반 사람들인데 마치 내가 알고 싶어 하는 것들, 일반인인 내 눈높이에 딱 맞는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전문가보다 더 믿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직원들의 제보에 따르면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한 임블리 화장품은 냉방 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열악한 환경에 보관됐다. 물류 창고를 관리했던 전 직원 A씨는 “한여름에 밖보다 안이 더 더웠다. 화장품이 녹을 것 같아 에어컨을 요청했는데 노후 건물이라 설치에 수천만 원이 든다며 미뤘다”라며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제조일자도 확인하고 온도도 측정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SNS 시장에서는 확산이 빠르기 때문에 매출도 확 늘어날 수 있는데, 반대로 소비자 불만이 생기면 그 역시 확신이 빠르다. 진정성, 신뢰감을 떨어뜨리는 건 순식간”이라며 “SNS 기업들은 SNS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특성을 생각해 즉각적인 응대 시스템, 적극적인 처리 마인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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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취자를 제압하지 못했다며 여경 무용론을 확산시킨 ‘대림동 여경‘ 논란에도 허점이 많았다. 한 방송사에서는 여경이 마치 남자 시민에게 수갑을 채워달라고 요구한 것처럼 보도했다. 하지만 녹취 분석 연구소의 검증 결과 남자 교통경찰이 여경과 함께 수갑을 채웠고, 지나가던 여자 시민이 이들에게 “빨리 채우라”고 거든 정황이 밝혀졌다.
심지어 ‘대림동 여경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실제로는 구로동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애초에 제목부터 ‘페이크’였다. 대림지구대 측은 “대림동이 아니라 구로동이다. 정정해달라고 얘기를 해도 안 해준다”고 답했다. 구로경찰서 측은 “술 취한 손님이 돈을 내지 않아 신고 된 사건이었다”고 덧붙였다.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는 “처음부터 사실 체크를 하고 보도를 했으면 그냥 공권력에 경종을 울리는 단순 사건이었을 수도 있다. 근데 그걸 체크하지 않고 이랬다더라, 저랬다더라 하는 혼란 속에서 오히려 여경이 부각되고, 여경 무용론까지 나오게 되고, 성 대결로 프레임화되고 확대되었다”고 지적했다.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2’는 월요일 밤 11시 5분 방송된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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