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8일 한 정형외과에서 만 72세의 남성이 척추 수술을 받았다. 그는 회복실로 옮겨진지 3분 만에 의식을 잃게 됐고, 약 한 달 뒤 사망했다. 유가족은 수술에 의문을 품고 김 모 원장(가명)을 찾아갔지만 자신이 집도한 수술이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PD수첩’은 해당 의사의 진료기록을 입수했다. 문서에는 김 원장(가명)이 집도했다고 하는 수술 시각과 같은 시각에 외래진료를 보고 있었다고 기록돼있었다.
그리고 취재 도중 해당 정형외과와 관련된 제보들과 내부 증언이 들려왔다. 사고 이틀 전에도 같은 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받은 후 숨을 거둔 다른 환자가 있었다는 것. 게다가 충격적이게도 수술을 담당한 집도의 두 명은 의사 면허가 없었다. 그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故 권대희 씨는 3년 전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술을 받고 난 뒤 49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쓸쓸히 눈을 감았다. 당시 故 권 씨의 어머니 이나금 씨는 병원의 CCTV와 의무기록지 등을 입수해 아들의 죽음에 대해 파헤치기 시작했다.
간호조무사의 단독 지혈과 자주 자리를 비우던 집도의, 그리고 그가 자리를 비운 채 행해지는 의료행위부터 출혈이 일어나 바닥에 피가 떨어지면 반복적으로 행해지던 대걸레질까지. 이나금 씨는 “수술하는 장면을 500번 넘게 돌려봤어요. 이제 문득문득 그 영상이 눈에 보여요”라고 했다. 그의 의지로 수술실에 숨겨진 이면, 불법행위가 낱낱이 드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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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수술실 범죄들. 연이어 일어나는 사건은 곧 수술실 CCTV 법제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일명 故 권대희 법이다. 환자들의 불신에서 출발한 수술실 CCTV가 소극적 진료로 이어지게 된다는 의사단체 의견과 대립되면서 도무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CCTV 설치가 수술실 안 범죄예방의 대안일 수 있을까?
압도적인 여론의 찬성과는 다르게 하루 만에 법안이 폐지되고 말았다. 법안을 발의했던 안규백 의원과 초기에 철회했던 5인의 국회의원들에게 그 속내를 들을 수 있었다.
오늘(9일) MBC ‘PD수첩’에서는 치열한 찬반 논쟁을 넘어 수술실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그들만의 은밀한 불법행위’의 은밀한 거래를 엿본다. 제작진이 입수한 그 날의 유일한 단서인 옆 병실 환자 가족의 핸드폰 영상과 방대한 양의 녹취록, 그리고 실제 수술 과정의 CCTV를 다각도로 분석한 그 날의 기록들이 베일을 벗는다.
또한 수술실을 둘러싼 실질적인 국민들의 불안감과 CCTV를 바라보는 의사 단체의 진심 어린 우려가 오늘(9일) 화요일 밤 11시 5분 MBC ‘PD수첩 : 유령의사-수술실의 내부자들’에서 공개된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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