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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변화에 충격...학생들 "차라리 전학"

[‘자사고 지정취소’ 학교들 표정]

대입 불리해질까봐 한걱정

학부모 반발 "끝까지 저지"

서울 자율형사립고 8곳의 지정취소가 발표된 9일 오전11시30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기말고사를 치르고 하교하고 있다./서종갑기자




서울 자율형사립고등학교인 세화고·이대부고 등 8곳이 교육청 운영성과평가에서 재지정 기준점인 70점 미만의 점수를 받아 9일 오전11시 지정취소가 결정됐다. 이들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11시30분께 기말고사 마지막 과목을 치르고 하교하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화고 학생들 표정에는 홀가분함과 암담함이 교차했다. 세화고 2학년인 신모(17)군은 “중학교 때 어렵게 준비해서 자사고에 왔고 자부심도 크다”며 “이렇게 마음대로 바꿔버리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은 정치에 학생들 교육이 이용당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과 2학년생인 이서준(17)군은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는 순전히 전북교육감의 정치적 고려였다”며 “결국 서울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고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의 몫이 됐다”고 말했다. 자부심 실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권민서(17)군은 “자사고에 입학하고 졸업할 것이라는 자부심이 매우 컸다”며 “일반고로 전환되면 입학하는 후배도 달라지는 등 세화고 출신이라는 자부심이 사라질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이대부고 정문 현판./이희조기자




이날 오후4시께 하굣길에 나선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이대부고(이화금란고) 학생들은 이번 결정이 자사고와 일반고 재학생 모두에게 해가 된다고 봤다. 2학년인 심아연(17)양은 “지정철회 발표 후 전학을 간다는 친구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고 학생들도 자사고 지정철회를 반기지 않는다”며 “(자사고 재학생들이) 일반고로 전학을 가면 기존 일반고 학생들의 등수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자사고 지정철회가 대학 입시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2학년인 유희원(17)양은 “학교가 이제 일반고로 전환되니 ‘네임밸류’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며 “나중에 대학에 지원할 때 (이대부고가) 일반고 취급받을 것을 생각하니 서운하고 억울하다”고 털어놓았다. 자사고가 대입에서 소위 ‘공부 잘하는 학교’로 인식되던 기존 공식이 바뀌면서 대입에서 더 이상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염려한 것이다.

9일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이 내려진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사고 학부모들과 교장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서울자사고학교장연합회와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 시민사회단체 등의 연합체인 자사고공동체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서울시교육청의 시대착오적인 자사고 폐지 기도를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학교 평가를 빙자해 자사고를 없애기 위한 짜맞추기식 위장평가임이 분명하기에 원천 무효”라며 “우리는 이런 평가 결과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세화고 학부모는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이는 현 정권 퇴진운동이라도 해야겠다”고 말했다.
/서종갑·이희조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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