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 스윙’ 최호성(46)과 ‘스윙 파괴자’ 매슈 울프(21·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무대에서 만난다.
최호성은 11일(한국시간) 오후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디어런TPC(파71·7,257야드)에서 열리는 존디어 클래식(총상금 600만달러)에 출전한다. 한국과 일본 투어를 병행하는 최호성의 두 번째 PGA 투어 출전이다. 독특한 스윙으로 인터넷 스타가 된 그는 지난 2월 페블비치 프로암에 이어 이번에도 주최 측의 초청을 받았다.
독학으로 골프를 배운 최호성은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로 스윙 영상이 퍼지면서 일약 유명 인사가 됐다. 떨어지는 유연성과 힘을 보완하기 위해 임팩트 직후 오른쪽 다리를 들어주는 동작은 40대 들어 고안해낸 생존 경쟁의 산물이었다. 물고기를 당겨 올리려는 낚시꾼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관심을 모았고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 초청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었다.
울프는 8일 3M 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프로 전향 한 달 만에 초청을 받아 출전한 세 번째 대회에서 PGA 투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챔피언에 올랐다. 우승 스토리도 놀라웠지만 프로 무대에서 보기 힘든 스윙으로 눈길을 끌었다. ‘예쁜 스윙보다는 몸을 잘 활용하는 스윙’을 강조하는 교습가 조지 간카스의 영향을 받았다. 백스윙을 시작하기 직전 고개와 어깨를 타깃 쪽으로 급히 향했다가 되돌리는 동시에 무릎을 구부렸다가 펴며 움찔한다. 백스윙 때는 왼쪽 다리를 들어 올리듯 굽히고 클럽헤드를 가파르게 올렸다 일반적인 궤도로 볼을 때리는 ‘8자 스윙’을 한다.
스윙이 특이해도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없다. 최호성은 2017년 11월 낚시꾼 스윙으로 일본 투어 카시오 월드오픈에서 우승했다. 대학 골프 최강에 오른 울프는 빠른 헤드스피드로 300야드 샷을 쉽게 때려낸다. 전문가들은 변칙으로 보이는 이들의 스윙도 핵심이 되는 임팩트 구간에서는 교과서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한편 PGA 투어 홈페이지는 울프를 우승 후보 1순위로 꼽았다. 3M 오픈에서 울프에 이어 1타 차 공동 2위를 차지한 일본계 미국 선수 콜린 모리카와가 2위다. 신인왕을 노리는 임성재(21·CJ대한통운)는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재미교포 마이클 김(26)이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배상문·이경훈·김민휘 등은 이 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다음주 브리티시 오픈행 마지막 티켓을 향해 샷을 날린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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