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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두더지 잡기식 부동산대책 또 꺼내겠다는 건가

정부가 재개발·재건축단지 등의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정 요건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실시 방법까지 언급했다. 국토교통부 내에서 제도 적용을 위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 도입이 기정 사실화하는 모양새다.

정부가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라는 극약 처방을 만지작거리는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감정원의 1일 자료 기준으로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 첫째 주 이후 처음으로 상승(0.02%) 전환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부동산 전문가 1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53.8%가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을 만큼 아파트 값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고려하는 분양가상한제 확대는 지난해 9·13부동산대책 이후 강화된 대출규제와 맞먹는 초강력 압박 카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추가 대책 카드의 효과에 반신반의하고 있다. ‘두더지 잡기’ 식 부동산 대책으로 과연 시장에 팽배한 불안 심리를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를 추진하면 단기적으로는 분양가가 묶이면서 집값 급등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지만 공급량 위축에 따른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



집값 불안을 가라앉히는 근본 대책은 수요자가 원하는 곳에 주택 공급을 늘려주는 것이다. 초강력 추가 규제책은 되레 가수요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규제책을 쏟아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투기 수요를 누르기 위한 규제 일변도 정책이 오히려 양질의 주택 공급을 막아온 것이 사실 아닌가. 공급 확대 없는 수요억제 정책을 고집하면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참사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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