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 출시를 선언한 이후 중국의 디지털 통화 발행 움직임이 더욱 빨라졌다.
9일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왕신 중국 인민은행 연구국 겸 화폐금은국 국장은 전날 베이징대학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인민은행이 국무원의 승인을 얻어 디지털 화폐와 전자 결제를 연구개발하는 시장기구를 조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 국장은 리브라가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와 달리 실물 자산에 완전히 연동된다는 특징을 가진 만큼 미국 달러와 밀접하게 연관되면 영향력이 상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리브라가 국경을 넘나드는 결제 분야에서 발전 전망이 있다”며 “각국의 통화 정책과 금융 안정, 나아가 국제통화체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국이 리브라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자체 디지털 통화 출시를 가속하는 것이 대응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민은행은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2014년부터 디지털 통화를 연구해왔다. 페이스북이 지난달 리브라 출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BOE)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안정성을 우려한 것과 달리 인민은행은 디지털 통화 출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현재 비트코인을 포함한 모든 암호화폐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향후 규제를 풀고 디지털 통화 출시에 나서면 페이스북처럼 중국 소셜미디어인 위챗에도 디지털 통화가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미 포브스는 “중국에서 디지털 통화 사용이 시작되면 위챗 만큼 좋은 플랫폼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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