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한 관계자는 9일 “육군 23사단에 복무하는 A 일병이 어젯밤 8시58분께 원효대교에서 투신했다”면서 “후송치료 중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정확한 사고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A 일병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날 경찰은 A 일병 휴대폰 메모장에서 ‘유서’라고 적힌 글을 발견했다. 유서에는 주로 군 생활이 힘들다는 내용이 담겼다. 부모를 떠나 군 생활을 하는데 적응하기 힘들다는 내용과 자신이 이기적이고 나약하며 게으르고 남에게 피해만 줬다는 자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초 상황병인 A 일병은 지난달 15일 오전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입항할 때 오후 근무조에 편성돼 근무를 섰던 것으로 알려져 이에 따른 부담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입항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유서에 적혀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A 일병은 지난 6월15일 오후에 소초 상황근무를 섰다”면서 “합동조사단 조사(6월24일) 당시에는 휴가를 갔다”고 전했다. 군에 따르면 A 일병은 지난달 15일 오후2시부터 오후10시까지 근무를 섰고 6월22일부터 28일까지 연가 및 위로휴가를 사용했다. 1일부터 9일까지 정기휴가를 받았다. 경찰은 A 일병의 휴대폰과 옷가지 등 관련 물품을 군에 이첩했다. 현역 병사에 대한 수사권을 군 수사기관이 가지고 있어서다.
A 일병은 소초 상황병으로 근무했으며 소초장이던 간부에게 4월부터 업무 미숙으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일병 사망사건은 수도방위사령부와 8군단 헌병대에서 진행 중이다. 이 관계자는 “헌병에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북한 목선 경계작전과 A 일병의 사망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북한 목선 경계실패와 관련해 육군 23사단장과 해군 1함대 사령관을 곧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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