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는 기압이 떨어지고 습도가 올라간다. 저기압은 관절 내 압력을 높여 관절 활액막의 신경을 압박하고 관절을 팽창시켜 통증·부기를 심화시킨다. 높은 습도는 근육조직과 신경을 자극해 역시 통증을 심화시킨다.
홍승재 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정상 관절은 외적 환경에 잘 적응하는 반면 염증으로 관절조직이 예민해져 있는 관절염 환자는 통증·부종이 쉽게 발생한다”며 “날이 흐리거나 장마가 시작될 때 유난히 삭신이 쑤시고 시리다면 관절 상태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면역기능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는 관절을 오랜 기간 사용해 연골이 점차 닳아서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보다 기후에 더 민감하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오후에 비해 오전에 관절 부위가 더 붓고 통증이 심해진다면 류머티즘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초기에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이 뻣뻣한 느낌이 들면서 관절이 부어 아픈 경우가 많고, 진행되면서 점차 큰 관절에도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염증이 진행되면서 붓고 열이 나면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부기와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증상이 악화되면 참지 말고 진통소염제 등을 먹는다.
퇴행성 관절염은 하중이 실리는 무릎·엉덩관절에 잘 생긴다. 무릎이 뻑뻑하고 시린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열감이 있을 때는 냉찜질, 그렇지 않을 때는 온찜질로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면 좋다.
심해진 통증을 개선하려면 관절을 편하게 해줘야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쪼그려 앉거나 뛰는 등 무리한 활동이나 심한 운동을 삼간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기보다는 산책을 하고 스트레칭·걷기·수영 등으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시켜줄 필요가 있다. 장마철은 실내 생활이 많아지고 운동 반경이 좁아지기 때문에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관절은 더 뻣뻣해지고 굳어진다. 2주 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약해지고 골량도 상당히 감소한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장마철에는 실내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맨손체조를 아침저녁으로 약 30분간 해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면 관절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따뜻한 물에 관절을 담그고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다”고 했다.
관절에 선풍기·에어컨의 찬 바람이 오래 닿으면 주변 근육을 뭉치게 해 신경을 압박하고 혈액순환이 나빠진다. 이는 통증 완화 물질과 영양분의 분비를 방해한다. 따라서 소매가 긴 옷이나 무릎덮개를 활용해 찬 바람에 직접 노출되지 않게 하고 실내외 온도차가 5도 이상 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80~90%까지 높아지는데 제습기나 에어컨 제습기능 등을 활용해 50% 안팎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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