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서 패한 보잉

WSJ, 상반기 판매 전년비 37% 급감

에어버스 보잉보다 150대 더 팔아

사우디 등 주문철회에 하반기도 어려워

보잉사의 ‘737 맥스’ 기종 항공기.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2년 에어버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업체 타이틀을 탈환했던 보잉사가 기체결함에 따른 ‘737 맥스’ 추락 후폭풍에 7년 만에 다시 왕좌를 내주게 됐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잉사의 판매대수는 239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7%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303대를 팔았던 에어버스는 올 들어 389대로 28.3%나 급증했다. 보잉이 역성장하는 동안 에어버스가 치고 올라온 것이다.



보잉의 부진은 ‘737 맥스’ 탓이다. WSJ은 “현재 150대가 넘는 ‘737 맥스’가 인도되지 못 한 채 보관되고 있다”며 “애널리스트들은 이 기종의 비행허가 재개가 9월 말 이전에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항공사 플라이어딜은 ‘737 맥스’ 50대 주문을 취소하고 에어버스로 돌아섰다. 두 개의 인도네시아 항공사들도 ‘737 맥스’ 기종 주문취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보잉이 에어버스를 앞서기는 어렵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실제 보잉은 올해 판매목표를 905대, 에어버스는 890대로 세웠는데 에티오피아에서의 ‘737 맥스’ 추락 이후 주요 항공사들이 보잉을 이탈해 에어버스로 옮겨가고 있다. 당시 사고로 346명이 사망했으며 이후 조사에서 다수의 기체결함이 발견됐다. WSJ은 “보잉과 에어버스는 지난 10년 간 치열한 전쟁을 벌여왔다”며 “‘737 맥스’ 사태가 보잉의 명성에 흠집을 냈고 앞선 걸음을 멈춰 세웠다”고 설명했다. /김영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