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한 권의 책이 ‘내 인생의 책’이 될 수도 있다. 올해에도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지적으로 충만하게 하는 신간들이 잇달아 출간됐다.
우선 ‘탈(脫)진실 시대’에 팩트에 기반한 사고를 강조한 ‘팩트풀니스’가 돋보인다. 세상이 나빠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과연 정말 그런지를 팩트로 확인할 것’을 권하며 수많은 데이터를 제공한다. 책은 세상은 뜻밖에도 이전보다 오히려 더 좋아졌다고 우리가 왜곡된 세계관에 사로잡혀 오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저자인 한스 로슬링 박사는 통계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자 공중보건 전문의로 테드(TED) 최고의 스타 강사로, 지난 2017년 타계했다. 이 책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가 미국의 모든 대학교와 대학원 졸업생들에게 선물해 더욱 주목받았고 전 세계에서 200만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다.
유시민 작가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내 한경혜씨와 함께 수첩과 카메라를 들고 유럽의 도시를 탐사한 결과물을 ‘유럽 도시 기행 1’에 담았다. 유 작가는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등 도시의 건축물과 거리, 광장, 박물관과 예술품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역사와 문화, 그에 얽힌 지식과 정보를 자신만의 목소리로 담아냈다. 한때 유럽 문명을 탄생시킨 저마다의 숨은 이야기와 혹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거나 새롭게 알게 되는 주인공들을 색다른 모습으로 하나씩 만날 수 있다.
스타 역사 강사인 최태성의 ‘역사의 쓸모’는 역사를 배워서 어디에 쓰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반박이라도 하듯, 역사를 철저히 실용적인 관점으로 다뤘다. ‘미치게 친절한 철학’은 소크라테스부터 라캉, 들뢰즈 현대철학자까지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내 무심코 읽다가 끝까지 읽게 되는 ‘신비로운 철학책’이다. ‘붕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의 역사를 방대한 데이터로 담아낸 역작이다. 저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포퓰리즘 정치가 고개를 들고, 정치적 이단아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유와 과정 등이 흥미롭고도 설득력을 지닌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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