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올 2·4분기 경제성장률이 역성장하며 7년 만에 최악으로 추락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당국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무역산업부는 올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인 0.5%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2012년 3·4분기(-4.1%) 이후 가장 부진한 수준이다.
싱가포르 경제성장률은 미중 무역전쟁에 직격탄을 맞은 제조업 둔화가 끌어내렸다. 전기와 정밀기계 등 제조업 성장률은 이 기간 3.8% 감소하면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관련기사
전문가들은 싱가포르가 한국만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수록 경제가 더욱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낮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OCBC은행의 셀레나 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싱가포르 당국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당초 1.5~2%에서 0.5~1.5%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싱가포르 중앙은행이 오는 10월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메이뱅크킴엥의 추아 학빈 이코노미스트는 “10월 경까지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