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을 봐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알렉산더 어코스타 미국 노동장관이 12일 사임했다.
AP통신은 이날 어코스타 장관이 사임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11년 전 최소 36명의 미성년자에게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로 종신형 위기에 처했지만, 검찰과의 감형 협상(플리바게닝) 끝에 중형을 규정한 연방법에 의한 기소를 모면했다. 그는 주(州) 법에 따라 징역 18개월의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으나 그나마도 13개월만 복역했고, 업무를 봐야 한다는 핑계로 매주 6일 하루에 12시간씩 외출이 허용됐다. 어코스타는 당시 감형 협상에 관여했던 검사 중 한 명이다.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20여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한 혐의로 이달 초 재차 체포됐다. 연방 검찰은 맨해튼의 초호화 저택에서 젊은 여성과 소녀들의 나체 등이 담긴 수백, 수천장의 외설적 사진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어코스타의 사임을 요구해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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