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에 신종 차량 절도까지 방지할 수 있는 보안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키가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스타트업 ‘원키’의 조원기(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연 토크콘서트 ‘블루 보안기술’ 강연후 본지와 만나 “도난방지 기술을 적용해 기존 차량에도 장착할 수 있는 스마트폰 키 제품을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원키가 개발한 ‘스마트폰 키’의 가장 큰 특징은 음파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최근 많이 쓰이는 스마트 키는 차량과 키에 장착된 아테나 간에 블루투스, 근거리무선통신(NFC) 등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최근 미국·일본 등에서는 스마트 키의 전파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중계해킹(RSA·relay station attack) 수법으로 차량을 훔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한 사람이 스마트 키를 소지한 차주를 따라붙어 휴대용 중계기로 전파신호를 받아 증폭해 다른 사람에게 보내면 마치 차주가 차량 옆에 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방식으로 문을 여는 수법이다.
원키의 기술은 음파로 차량과 스마트폰을 연결할 뿐 아니라 스마트폰 소지자의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해 다른 사람이 차 문을 열거나 시동을 거는 것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해 이러한 위험을 줄였다.
조 대표는 “수년간의 연구 끝에 전파 대신 이동속도가 느린 음파를 이용하는 방식을 고안했다”며 “음파 아이디어 연구는 많았지만 실제 기술을 완성하고 차주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도난방지 시현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신형차에도 가까이 대면 차문을 여는 스마트폰 키가 적용됐지만 RSA같은 도난을 방지 장치가 탑재되지는 않았다. 원키는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일본 상용차 업체와도 협업해 스마트폰 키가 향후 신차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대표는 “상용차회사의 신차 생산 계획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내년 출시되는 신차에 원키 솔루션 장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신차 외에 기존 차량용 스마트폰 키 시스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원키는 차량 안에서 음파를 쏘는 장치는 물론 센서, 스마트폰 수신 앱까지 모두 개발했다. 그는 “차량 스마트폰 거치대 정도 크기의 발신장치 시제품을 이르면 이달 크라우딩펀드를 통해 내놓을 것”이라며 “9월께 아마존 등에서 소비자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KAIST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조 대표는 2017년 동료 엔지니어들과 함께 원키를 창업했다. 원키는 지난해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올 초에는 스타트업 벤처투자조합에서 10억원을 투자 받았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일할 때 스마트폰 이후 주류는 자동차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차 키를 편리하게 스마트폰에 넣어보자는 목표로 시작했는데 스마트폰 키를 개발하면서 편의성보다 보안이 더 중요한 요소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율주행차나 공유모빌리티 시장도 스마트폰 키의 수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며 “스마트키나 스마트폰 키 시장이 성장하면서 우선 편리한 제품이 눈길을 끌겠지만 시장이 성숙되면 보안이 강화된 솔루션으로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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